아카데미상 받은 감독의 일침 "푸틴이 바보이기 때문"

"우리는 4년 동안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소중한 소원을 빌곤 했다. 하지만 유성 대신 폭탄과 드론이 날아다니는 나라들도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금 당장 이 모든 전쟁들을 멈춰달라." 지난 15일(현지시간)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Mr Nobody Against Putin)(2025년)으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파벨 탈란킨 감독이 세상을 향해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주인공이자 공동 연출을 맡은 파벨 탈란킨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우랄산맥 근처 카라바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영상 촬영가 겸 행사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푸틴 정권은 학교 교육 과정에 대해 엄격한 지침을 내렸는데 이 지침이 준수되었음을 기록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그가 교실에서 촬영한 2년 간의 영상은 푸틴 정권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프로파간다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주입했는지 잘 보여준다. 러시아 당국에 정기적으로 영상 보고를 보내야 했던 탈란킨은 영화감독 데이비드 보런스타인에게도 암호화된 서버를 통해 영상 자료를 제공했다. 그는 2025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탈출해 체코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오스카 시상식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아트독 영화제에 참석한 파벨 탈란킨 감독을 만나 통역을 통해 우러전쟁과 러시아 사회 전반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탈란킨 감독은 이 영화제에서도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지난해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되었으나 국내에 배급되지는 않았다. 아래는 파벨 탈란킨 감독과의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영화를 본 후 의구심을 품거나 변화가 일어났다면" - 2월 22일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오스카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렇게 큰 성공을 예상했나. "이 영화가 그냥 무관심 속에 묻히지 않을 거라는 예감은 있었지만,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 영화에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이 시스템에 갇혀 있다"고 했는데, 전쟁에 대해 한 개인으로서 느꼈던 무력감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저는 그저 러시아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줬을 뿐이다. 전쟁을 멈추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바꾸는 것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불가능하다. 만약 누군가 영화를 본 후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거나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영화가 소개된 후, 저처럼 혼자라고 생각했던,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고 유사한 일을 하는 이들이 저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영화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즉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교사들이 있고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점이 바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 아주 어린 학생들까지 전쟁터로 보내진다는 사실에 놀랐다. 법에 의한 징병 대상 연령은 몇 살인가, 실제 현실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도 비슷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러시아에서는 18세가 되면 남성 청년은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전쟁이 시작된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군 복무가 위험해졌고, 입대 이후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보내지고 있다. 즉, 단순히 군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직접 투입된다는 뜻이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는 징집병은 전쟁에 보내지 않으며 계약병만 보낸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며 진실을 숨기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