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화헌법 9조가 트럼프를 막았다

개헌을 강하게 주장해 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 호르무즈 사안에서는 오히려 헌법과 국내법의 제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3월 19일 백악관 회담 뒤 다카이치는 "일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트럼프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교우선'이 순수한 외교적 결단이라기보다 법적 제약 속에서 나온 현실적 대응이었다는 점이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다카이치는 회담 전부터 자위대의 호르무즈 파견에 대해 "현재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문제의 핵심은 헌법 9조와 2015년 안보법제의 구조에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면 정부가 해당 사태를 '존립 위기 사태'로 공식 인정해야만 발동이 가능하다. 이번 호르무즈 정세에 대해 그런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3월 16일 국회에서 "함정 파견 계획은 없다"고 재확인했다. 결국 '외교우선'은 다카이치의 정치적 미덕이라기보다, 현행 제도가 먼저 설정한 행동 한계의 산물이었다. 3월 19일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는 일본의 호르무즈 기여 확대를 다시 촉구했다. 회담 중 그는 진주만을 언급하는 농담성 발언을 했고, 이 장면은 일본 안팎에서 외교적 결례 논란을 낳았다. 뉴욕타임스와 알자지라 등 복수의 외신이 다카이치가 이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고 전했다. 1991년의 기억이 일본외교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