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세계에서 가장 포악한 독재자인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독재의 끝판왕은 미국에 있었네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적인 폭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을 지켜본 아이들의 '소감'이다. 갑작스레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에 처음엔 원인이 뭔지 궁금해하며 설왕설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유가 폭등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우려하기도 했고, 나아가 청년 세대의 취업난과 결부시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하다 보니 전쟁의 원인과 전개 양상 등은 아이들도 대강 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게 왜 이란의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할 줄도 안다. 이번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 미국의 '섣부른 불장난'이라고 단언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가 하면, 중동 지역의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경우도 있다. 한 아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양쪽 땅이 이란의 영토라는 것과, 이란은 주변 이슬람교 국가들과는 달리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가 공용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교과서의 지명인 '페르시아만'이 '아라비아만'과 같은 곳이라는 것도 이참에 알았다고도 했다. 나아가 중동 국가들의 얽히고설킨 외교 관계에까지 관심을 두는 아이도 있다. 지금껏 중동 문제라고 하면,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분쟁으로 이해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이란과 나머지 아랍 국가들과의 불화가 이스라엘과의 그것 못지않게 심하다는 사실을 이번 전쟁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통해 알게된 것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노라니, 이번 전쟁이 그들에게 준 가장 큰 영향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심해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행보가 미국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에 '호구 잡힌' 미국의 모습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기독교의 성지이자 <탈무드>의 고향으로서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상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수백만 명이 학살된 이들의 후예라는 역사적 사실까지 덧입혀져 오랜 연민의 대상이기도 했다. 과거 주변 아랍 국가와 벌인 중동 전쟁에서의 승리조차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이라며 상찬했다.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밥 먹듯이 수상하는 이유라면서, 한때 그들 고유의 하브루타 학습법이 국내에 유행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이스라엘은 열악한 여건에서도 부강한 공동체를 일궈낸, 근면하고 지혜로운 유대인의 나라로 각인됐다. 특히 아이들은 남녀 구분 없이 병역의 의무를 공평하게 진다는 점을 손꼽으며 내심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