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훑어보더니 물었다
"여기 선생님 계세요?"

새 학기 상담 기간이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 한 학부모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내 책상 앞에 멈춰 섰다. 휠체어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던 나를 쓱 훑어보더니,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여기 선생님 계세요?" 그 짧은 질문은 공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내 앞에 놓인 담임교사 책상과 내가 입고 있는 단정한 셔츠도 눈에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에게 휠체어는 '도움받는 존재'의 상징이었을 뿐, 누군가를 가르치고 이끄는 '권위의 상징'과는 결코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제가 이 반 담임입니다"라고 답하는 순간 마주한 그 당혹스러운 눈빛. 그것은 내가 평생을 마주해 온,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배치하는 '익숙한 자리'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