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는 불쑥 찾아온 손님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처럼 슬며시 다가와 일상을 파고들지요. 지난해 하반기, '회사 일이 바빠졌다'는 명분은 거의 6개월 넘게 수영을 쉬어도 '뭐 그럴 수도 있지'라는 정당한 핑곗거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수영을 멀리한 시간 동안, 나이와 비례하는지 (안 그래도 되는데) 식욕과 저녁 술자리는 늘어만 갔습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예전에는 그래도 제법 봐줄 만 했던 몸매는 사라지고,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질펀한 펭귄 한 마리가 서 있었습니다. 새벽 수영의 상쾌함을 이겨버린 늦잠의 달콤함에 길든 몸뚱이를 다시 수영장으로 끌고 가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나를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기특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회사 앞 덕수초등학교 수영장이 6년 만에 재개장 한다는 현수막이었습니다. 펭귄 같은 몸매로 수영복을 입기가 겁도 났지만, 결국 '억지로 억지로' 3개월 등록을 마쳤습니다. 새벽 공기 뚫고 향하는 곳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