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 원유 위기설’ 진화… “비축유 방출·수출 통제·대체선 가능”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산업계에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고조되고 가운데 정부는 4월 중순 비축유 방출을 비롯해 북미 등 대체 물량 확보와 정유사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등으로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의 핵심 연료인 나프타(납사)의 가격 급등과 수급 문제에 대해 대체수입선 발굴 등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시기가 4월 말, 5월 초로 늦춰지고 있고 유사 시 정유사의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긴급 조정 명령을 통해 관리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4월에 도입되는 원유 물량이 평소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대체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4월 중순에는 비축유 방출까지 계획돼 있어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두바이유가 1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국제유가 상승 속도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유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4월 중 국내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위기설이 계속 얘기되는데 각 정유사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를 통해 물량을 확보 중이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도입하기로 한 2400만 배럴 중 3월 말과 4월 1일 두 번에 걸쳐서 400만 배럴이 들어오고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입항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가스 수급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카타르산 가스는 비중이 20% 미만이고 의존율이 상당히 낮아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력을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 원유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에 맞춰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 완화로 관심이 쏠린 러시아산 원유와 납사 도입에 대해서도 기업과 함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양 실장은 “재정경제부랑 계속 협의 중인데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 조치로 공해상에 떠 있는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물량의 거래 가능성이 열렸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품질 문제와 금융 결제 리스크,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우려 등으로 인해 도입에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것이다.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의 품질 문제와 대형 계약에 따른 금융 문제 대금 지급 문제 등 여러 가지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가동 중단 우려가 큰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서도 정부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양 실장은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며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체 나프타를 수입할 경우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에 추경도 많이 올려놨다”며 예산 반영을 추진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양 실장은 “납사의 경우 구하기는 좀 어렵지만 다른 데서 구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면서 “가격이 오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조선업계에서 우려했던 강재 절단용 에틸렌가스 수급 차질 역시 “사용량이 많지 않고 이미 화학-조선 업계 간 조정을 거쳐 비축량 소진율 높은 순서대로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산업 전반의 공급망 리스크를 밀착 관리하기 위해 이날부터 서울청사에 ‘공급망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총 12명의 전담 인력을 배치해 산업 생산과 국민 생활에 밀접한 30~40개 핵심 품목을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정부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되 특정 품목의 위기가 과대 대표돼 시장 혼란이나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고 차분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관리 품목을 유연하게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요소수 수급 위기에 대해서는 “과도한 우려”라고 분석했다. 박 실장은 “요소는 전체적으로 파악해 보면 재고량이 상당 부분 있어서 좀 과도한 우려가 있다”면서 “조선소의 에틸렌가스 부분도 생산 활동에 차질이 있는 부분을 식별하고 있고 관련 협회, 경제단체와 체계를 갖춰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양 실장은 “외교 라인에서 별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으로 그것과 관련해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차량 5부제에 대해선 기후부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 실장은 “공공 부문을 먼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일반 대중교통 패키지로 준비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