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시민사회 최전선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 활동가들은 매일 "내가 계속 활동가로 살아갈 수 있을까"를 스스로 묻는다. 열악한 처우와 과중한 업무 속에서 이들은 번아웃에 빠지고 조용히 이탈을 택한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아름다운재단과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청년활동가 안전망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관계자들은 경력 1~3년 차, 10인 미만 소규모 단체 활동가들에게 '증빙 없는 300만 원'과 '관계망'을 지원한 지난 3년이 시민사회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26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연구공유회를 찾았다. 사명감으로 진입해 빚과 소진으로 이탈하는 '악순환'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결과를 발표한 백희원 듣는연구소 연구원은 청년활동가들이 처한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진입할 때는 사명감과 가치관을 가지고 들어가는데, 단체 재정이 열악하니까 낮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고, 사람이 부족해 추가 노동을 한다.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아프거나 빚을 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소진되어 이탈하게 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년활동가들은 작은 조직에서 홍보, 모금, 정책 등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올라운더'가 되지만, 정작 자신의 전문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백 연구원은 "왜 해야 하는지 의제는 명확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은 불분명하다"며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데 조직이 작다 보니 내가 잘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책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활동가다움'은 오히려 독이 된다. 백 연구원은 활동가로서의 '좋은 삶의 양식'이 부재함을 꼬집었다. 그는 "선배들은 번듯한 집에 살고 차도 있는데, '우리 또래 활동가들만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청년활동가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전했다. 백 연구원은 "안전망 사업은 잠시 숨 돌리고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면서도, "청년 활동가 지원도 필요하지만, 이들이 속한 10인 미만 소규모 단체의 조직 자체를 튼튼하게 해주는 지원, 즉 인건비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외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비수도권 활동가의 삼중고…"인맥이 없으면 진입조차 불가" 광주 지역에서 페미니즘 활동을 이어온 황수경 활동가는 비수도권 지역 활동가가 겪는 현실을 폭로했다. 그는 지역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로 인맥을 꼽았다. 황 활동가는 "지역에서 상근 활동가로 진입하는 가장 큰 통로는 여전히 인맥이다. 새로운 자리를 찾을 때도 공고보다는 단체에 아는 사람이 있는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며, 이는 정보가 없는 신규 활동가나 결혼·육아를 고민하는 여성 활동가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고 꼬집었다. 소규모 단체의 보조금 의존형 구조와 민주적 절차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활동가는 "대다수 단체가 보조금을 이용하는데, 정작 실무를 책임지는 상근 활동가가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민주적 의견 개진이 어려운 구조가 활동가의 의욕을 꺾는다"고 토로했다. 지역 내 의제의 '인식 시차' 문제도 컸다. 그가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 모임을 만들었을 때, 주변 선배들은 "왜 쓸데없는 사조직을 만드냐"며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황 활동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펼칠 때 비로소 가장 큰 효능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장을 바꿀 세 가지 대안으로 ▲선배들의 기술과 청년들의 새로운 감각이 만나는 '세대 간 동료적 파트너십' ▲인맥을 대체할 '구조적이고 투명한 공적 안전망' 구축 ▲조직의 담장을 넘어 실무 지식을 공유하는 '느슨하지만 상시적인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걸 들킬까 봐"... 2년간 도넛을 굽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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