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미국 도축장 방문 후 큰 충격 받은 이유
오마이뉴스

봉준호 감독이 미국 도축장 방문 후 큰 충격 받은 이유

지배자로서의 인간이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수렵을 넘어 목축 시대로 넘어오면서 더 강화된다. 사냥 과정에서 생기는 정복·피정복의 의미보다는 일상적인 지배가 자리 잡는다. 마치 토지에서의 경작처럼 안정된 식량으로 여겨지기 시작된다. 수렵과 목축이 다른 방식인 만큼, 지배의 성격에서도 작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근대 이후 서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육이 본격화하면서 이전의 전통적인 목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 사실주의 화가 찰스 러셀(1864~1926)의 <소몰이>는 역사적인 변화의 분기점을 보여준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서 '카우보이 화가'로 불린다. 광활한 초원과 목초지를 기반으로 소고기 생산이 주요 산업인 몬태나주에 살았고, 약 10년간 카우보이로 직접 일하며 서부의 삶을 피부로 느꼈기에 생생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인간과 소의 관계, 수렵과 목축의 차이 소몰이 모습을 담은 위 그림은 목축 변화의 특징과 동물에 대한 현대인의 일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카우보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카우보이가 던진 밧줄이 소의 머리를 향한다. 뒤이어 던진 밧줄까지 다리에 감기면 힘이 센 소도 뾰족한 수 없이 나뒹군다. 언뜻 인간과 소의 대결이라는, 사냥 분위기의 연장으로 보이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뒤편으로 수많은 소 무리가 있다. 카우보이들의 통제 아래 소 떼가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야생의 소가 아니다. 쫓기는 소의 옆구리에 원과 마름모 모양의 표식이 찍혀있어서 어느 농장에 속해 있음을 알게 한다. 규모로 봐서는 자본력이 상당한 목축업자다. 인류 역사에서 소는 인간과 가장 중요한 관계를 맺은 동물이다. 가축으로 길러지기 전부터 인류의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구석기 사회에서도 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들소를 잡으면 구성원 전부가 며칠은 포만감을 만끽할 수 있다. 뿔이나 뼈는 훌륭한 무기 소재가 되고, 가죽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에 가장 선호도가 높은 동물이었다. 목축을 통해 소를 길들인 농경사회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동물이었다. 단단한 땅에 쟁기를 박아 갈기 위해서는 동물의 힘이 필요했다. 인간과 늘 함께 있기에 난폭하지 않은 초식동물이어야 했다. 이를 동시에 충족시키기에 소가 제격이었다. 비교적 온순하면서도 센 힘과 지구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일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여전히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다. 하지만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가족의 일부처럼 귀하에 여겨졌다. 러셀 그림의 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대량으로 사육되는 소는 오직 고깃덩어리일 뿐이다. 당시 아메리카 대륙 들판에서 흔하던 모습이다. 기업화된 대규모 사육 아래에서 소를 철저하게 식량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아무런 감정 없이 일을 처리하는 대상으로 다룬다. 고깃덩어리로서의 소와 동물 지배 시선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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