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시골 마을을 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가장 먼저 살펴 보는 것이 텃밭이다. 나도 아기자기한 텃밭을 키우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집은 뭘 먹고 사는지 가장 간단하게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텃밭이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텃밭을 관리하는 집을 보면 왠지 집안도 깔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틀밭을 사용하는 텃밭을 보면 그 집안도 정리정돈이 아주 잘 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텃밭에서 자라는 나물이며 채소를 보면 기본적인 반찬은 무엇을 놓고 먹는지 상상하게 된다. 그러다 텃밭 언저리에 보이는 냉이며 벌금자리, 달래, 지칭개, 민들레, 쇠고들빼기 등의 나물을 보며 나 그 나물을 반찬으로 먹는지 안 먹는지를 나물의 주변 상태를 보고 알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먹는 나물은 주변에 잡초와 달리 씨를 받기 위해 꽃이 피는 것을 두는 등 관리를 좀 하는 편이지만 먹지 않는 나물은 씨가 번지기 전에 아예 꽃조라 피지 못하게 잡초처럼 호미로 긁거나 뿌리째 뽑아 구석에 버려지기 마련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나물을 참 많이 먹었다. 부모님 영향도 있지만 나물 요리를 특히 잘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다양한 나물 요리를 먹으며 자랐다. 사람들이 나물을 얼마나 먹는지 확인하려면 재래시장에 가는 게 제일 좋은데, 재래시장에서 팔기 시작하는 나물을 보면 그즈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나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요즘 시골에서는 냉이를 잘 먹지 않는다. 생명력이 엄청 강하기에 마을 어른신들의 표현에 의하자면 '냉이는 사각삽으로 쭈욱 떠서 옆에 폭 뒤집어 놓아도 사는 지독한 것들'이다. 도시 사람들은 냉이를 봄이면 먹어야 하는 식품 정도로 생각하지만 시골에서 냉이는 지독하게 살아남는 잡초이다. 제천간디학교에서 들살이 수업을 하는 이유 그럼에도 나와 간디 아이들은 봄이면 냉이를 시작으로 나물을 뜯어 먹는 수업을 시작한다. 아이들과 나물을 뜯어 먹는 수업의 제목은 '들살이'다. 이름 그대로 들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살자는 의미이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수업은 잘 신청하지 않는 간디아이들을 위해 '아포칼립스시대가 와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들에서 먹을 것을 찾기 위한 수업'을 표방했다. 덕분에 들살이란 수업은 2013년에 시작하여 매년 봄이면 개설되는 간디학교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수업 중 하나가 되었다. 봄이면 간디학교에 개나리보다 일찍 핀다는 영춘화가 새초롬하게 고개를 든다. 그리고 들엔 꽃다지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꽃다지도 된장국으로 끓여먹으면 별미지만 아쉽게도 그땐 학교에 아이들이 없다. 2월 말 개학을 맞이해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오고 나면 꽃샘추위가 몇번을 지나야 진정한 봄이 오는데, 수업을 시작하면 개학한 지 3주가 지난 시점으로 3월 중순이 된다. 3월 중순이 되면 간디학교 주변엔 온통 냉이 천지다. 마을 어르신들이 왜 그렇게 '사각삽으로 쭈욱 떠서 옆에 폭 뒤집어 놓아도 사는 지독한 것들'이라고 하시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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