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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해 당하러 왔나"... 그녀들의 경찰 신고는 왜 소용없었나 | Collector
오마이뉴스

"우리가 살해 당하러 왔나"... 그녀들의 경찰 신고는 왜 소용없었나

지난 5일 오전 광주에서 한 여고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정황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 A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A는 직장동료였던 가해자(장윤기)로부터 1년 가량 스토킹을 당해온 이주여성이었다. 3일 오전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을 찾아와 목을 조르고 성폭행하고 감금했다. 3일 오후, 가해자와 함께 식당에 출근하며 가까스로 감금에서 벗어난 A는 사촌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그날 저녁, 집 주변을 서성이는 가해자를 발견한 A는 112에 신고했고, 경찰에 짐을 싸서 떠날 때까지만 보호해달라고 요청하고선 집을 떠났다. A는 다른 지역에 있는 사촌언니 집으로 이동한 뒤, 근처 경찰서에 가서 가해자를 성폭행·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그사이 가해자는 A를 찾아 A의 집 주변을 30시간 동안 서성이다가, 여고생을 살해했다. A를 살해하려다 찾지 못하자, 다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여성혐오 살해 사건이었다. (관련 기사: [단독] '여고생 살해범', 이틀 전 알바 동료 여성 살해 위협 ) A의 첫 신고를 받았던 경찰은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는 진술을 들었고, 가해자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라며 현장 종결 이유를 밝혔다. A가 짐을 싸 이사를 가야만 했던 위험 신호가 적극적으로 고려되어 수사로 이어졌다면, 가해자의 행동을 멈출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피해자가 1년가량 스토킹 피해를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더 큰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그 상황을 만든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그의 구체적인 체류 자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주자라는 조건 자체에 선주민과는 다른 장벽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탈출하는 것만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는 이유 언론 보도 등에서 A가 왜 1년간 신고를 망설이며 피해를 혼자 감당해야만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남긴 말, "두려워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는 말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동일한 범죄 피해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선주민과 달리 이주민은 언어의 장벽을 겪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제도에 접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체류 자격과 신분의 불안정 자체가 문제가 된다. 실제로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한 이주여성은 사업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지만 신고하지 못했다. 가해자인 사업주가 재입국특례제도를 통한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피해자가 사건을 신고하고 공판이 열렸지만, 같은 공장에서 일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히려 '가해자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입국 특례제도 혜택을 받아야 할 우리들의 상황을 봐서라도 피고인을 석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업주로부터 피해를 입은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추가 진술 요청을 거절했다. 피해자가 피해자를 도울 수 없는 구조, 체류 자격이 폭력의 수단이 되는 이주여성의 현실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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