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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부 20년차 선배가 지방 생활에서 터득한 것 | Collector
주말부부 20년차 선배가 지방 생활에서 터득한 것
오마이뉴스

주말부부 20년차 선배가 지방 생활에서 터득한 것

올 초에 <오마이뉴스> 시상식에 참가했다. 작년에 그룹 '내향인으로 살아남기'가 특별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가진 뒤풀이에서 수상자 중 한 분이었던 인상 좋은 시민기자와 합석했다. 이럴 땐 내 안 어딘가에 숨어있는 외향성이 고개를 내민다. 어떤 기사를 쓰는지 물어보았더니 특정 지역의 건축과 그 건축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쓴다고 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였다. 기사를 위해서 매번 지역 취재를 하고 있고 매주 발행한다니 열정이 대단했다. 그분의 사연이 궁금했다.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다시 질문을 했다. "어떻게 그런 기사를 쓰게 되셨어요?" "아. 사실 제가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건설 회사에 취업했더니 신혼 때 잠시 집에 살고 계속 지방 생활을 해야 했어요. 처음엔 퇴근하고 선배들과 어울리며 술 마시고 그랬는데 나중엔 그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지역의 명소를 탐방하기 시작하다 문득 역사가 궁금해져 공부하다 보니 기사까지 쓰게 되었네요. 얼마 전에 조금 일찍 퇴직하고 이제는 매주 지역 탐방하며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와. 대단하세요. 사실 저도 이번에 지방 근무를 하게 돼서 주말부부를 시작했는데요. 시간이 많이 남는데 무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다 그렇지요.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취미도 좋고, 공부도 좋고." 맥주 한잔에 붉은 얼굴이 된 그 분이 계속 해서 기사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초 집중해서 들었다. 다만 마음 한 구석엔 그분이 했던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다. 뒤풀이가 끝나고 혼자 집에 오는 길에도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퇴근 후 고요한 집, 그냥 있을 수는 없다 늘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복작거리는 분위기 속에 살았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들 방에 들어가 괜한 시비 걸고 한바탕 신나게 몸싸움을 한 뒤 사춘기의 딸을 마주하곤 실없는 농담을 건넸다. 아내에게 씻고 얼른 분리수거 하라는 잔소리가 어김없이 날라왔다. 심심할 틈도 없이 네 식구가 티격태격하며 좋았다 싫었다 하는 일상을 살아갔다. 사택에 살면서 복작거림은 사라졌다. 퇴근하고 들어가면 고요와 적막만이 흘렀다.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 오히려 무얼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다고 돈이 들어가는 취미 생활을 하려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주중에 떨어져 지내면서 자연스레 가사는 아내 몫이 되었다. 아내는 일하느라 아이들 돌보느라 정신없는 상황에 나 혼자 무얼 배운다거나 돌아다닌다는 건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두 집 살림으로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 등 생활비도 더 들어갔다. 고유가 시대에 차로 사택과 집을 운전하며 오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사택에 있는 것 또한 못할 일이었다. 그래서 뒤풀이에서 만난 그분의 조언을 곱씹어 보았다. '집중할 수 있는 무언인가를 찾아라.' 나에겐 그것이 바로 '운동'과 '책' 두 가지였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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