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고령노인 돌봄에서 가장 어려운 요인은 무엇일까? 1년 7개월간 병상의 시어머니를 모시며 재택임종 순간까지 곁을 지킨 정영숙씨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욕창 문제, 그리고 돌봄에 대한 어머니의 과도한 요구가 힘들었어요." 친지들이 함께 만들어낸 끈끈한 '돌봄 연대'와 방문의료, 그리고 가족으로서 겪은 이야기를 정영숙씨에게서 들어보았다. 돌봄 받는 사람, 돌보는 사람 영숙씨는 출판사 편집 직을 내려놓은 후, 현재는 동네에서 아이돌봄사로 일하고 있다. 시부모님은 2000년부터 함께 살며 살림을 도우셨다. 변화는 2021년 여름, 아버님이 87세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면서 시작되었다. 홀로 남겨진 어머니가 호소하셨다. "눈이 안 보인다. 그저 실루엣만 흐릿하게 보일 뿐이야." 어머니는 어린 시절 치료 시기를 놓쳐 청각장애를 안고 살았지만, 보청기에 의지해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교단에 서기까지 한 분이었다. 당시 어머니는 경증 치매와 당뇨를 앓고 계셨으나, 침대에만 누워 지내는 와상(臥床)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었다. 영숙씨 부부의 돌봄을 받게 된 초기, 어머니는 오히려 홀가분하고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돌봄 공백은 피할 수 없었다. 남편은 출근해야 했고, 영숙씨 역시 오전과 오후에 각각 두 시간씩 일을 하러 나가야 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았다. 어머니는 TV를 보거나 당시 92세였던 오빠, 딸들, 제자들과 오랜 시간 통화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셨다. 식탁에 준비해 둔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스스로 말끔히 비우셨다. 비록 시력이 떨어져 외출은 어려웠지만, 집안을 걸어 다니며 운동하실 만큼 건강 상태도 비교적 양호했다. 영숙씨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 평온이 깨진 것은 한순간이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영숙씨에게 새로운 요구를 했다. "나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야. 그러니 네가 일 나가지 말고 내 곁에 있어라."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영숙씨의 머리는 하얘졌고, 순간 마음이 상했다. 기쁜 마음으로 돌봄을 이어오던 영숙씨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안방 침대에서 혼자 주무시던 어머니는 또 한 번 새로운 요구를 하셨다. 밤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가족이 언제든 달려올 수 있도록 무선 벨을 달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영숙씨는 돌봄을 받는 이의 자립과 돌보는 사람의 일상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가족이 모든 생활을 어머니의 요구에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국 영숙씨를 포함한 가족 모두 어머니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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