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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봉 묘목 50주는 왜 '의혹'이 됐나 | Collector
한라봉 묘목 50주는 왜 '의혹'이 됐나

한라봉 묘목 50주는 왜 '의혹'이 됐나

한라봉 묘목 50주와 신장투석기, 소나무재선충 방제약이 북한으로 갔다. 제주도가 마련한 1억6000만 원 상당의 대북 협력 물품은 지난 4월 중국 다롄항을 거쳐 5월 4일 북한 남포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협력 물품이 실제 북한에 도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 소식은 곧바로 다른 질문을 불러왔다. 왜 보냈느냐, 누구를 만났느냐, 혹시 수상한 접촉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특히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리호남 전 주중 북한대사관 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리호남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 논의 과정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름이 언급된 인물이다. 그 순간 한라봉 묘목 50주는 단순한 농업협력 품목이 아니게 됐다. 어떤 이들에게는 16년 만의 제주 남북교류 재개였고, 다른 이들에게는 수상한 대북 접촉의 증거처럼 읽혔다. 같은 물품, 같은 사건이지만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제주도가 북한에 무엇을 보냈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통일부 승인까지 거친 작은 지자체 교류가 왜 곧바로 의혹의 언어로 번역되는가. 한라봉 묘목 50주는 어떻게 북한으로 갔나 우선 이번 일을 불법 대북접촉이나 대북송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개된 내용을 종합하면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중국 측과의 협의, 제주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기금사업 의결, 올해 2월 베이징에서의 북측 관계자 접촉, 3월 통일부 반출 승인, 4월 물품 반출, 5월 남포항 도착으로 이어졌다. 통일부도 제주도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와 물품 반출 신청을 관련 법적 요건에 따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원 물품의 성격도 봐야 한다. 이번에 전달된 것은 현금이 아니라 한라봉 묘목, 신장투석기와 소모품, 산림방제 약품, 비닐하우스 자재였다. 의료, 산림, 농업 분야의 제한적 협력 품목이다. 한라봉도 과일이 아니라 묘목이었다. 장거리 운송 과정의 부패 우려 때문에 묘목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누군가 먹으라고 보낸 과일이라기 보다, 과거 제주 감귤 교류의 연장선에서 선택된 농업협력 품목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비슷한 과거 사례도 있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감귤과 당근을 북한에 보내며 이른바 '비타민C 외교'를 이어왔다. 총 6만 6000t의 감귤과 당근이 북한으로 갔고, 이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과 5·24 조치 이후 사업은 중단됐지만, 제주 감귤 교류는 지자체 남북교류의 대표 사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 일을 남북관계 전환의 신호로 과장하는 것도 곤란하다. 북한은 여전히 남북관계를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지 않다. 최근 북한은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정리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 상황에서 한라봉 묘목 50주와 신장투석기 지원만으로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였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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