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다른 팀과 평가전을 하던 날이었다. 그날따라 주장이자 에이스인 아톰의 실수가 잦았다. 그녀는 그날 우측 공격수(아라) 자리에서 뛰었는데, 드리블을 칠지, 패스를 줄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 결과 상대 수비 두 명한테 자주 둘러싸였다. 무리하게 위쪽으로 밀어 넣는 패스도 많아졌다. 당연히 패스는 쉽게 차단됐고, 그렇게 우리 팀은 애써 얻은 공격권을 다시 내줘야만 했다. 공격이 끊길 때마다 동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주장에게 향했다. 나도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주장! 공 받기 전에 뭘 할지 판단해야지! 받고 나서 생각하니까 늦잖아!" 너무 목소리를 높였나. 많이 미안하더라. 해산하면서 '주장, 너무 소리쳐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려다 타이밍을 놓쳐서 그냥 보냈다.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꾸 공을 제일 잘 다루는 팀원이 헤매기 시작하면 그 어떤 공격도 전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하는 것 하지만 정작 잘못된 건 내 판단이었다. 경기 후 녹화 영상을 돌려보니, 전혀 다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우리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아톰의 패스를 받아야 할 동료들이 좌우로 충분히 넓게 서지 않았다. 이러면 상대 수비수의 담당 영역이 겹친다. 수비 여럿이 한 선수를 둘러싸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우측에 전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었던 셈이다. 주장의 발재간이 아무리 좋아도 다수에게 둘러싸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코치라면서 경기를 제대로 조망하지 못하고 애꿎은 선수에게 화를 내다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실 이런 적이 몇 차례 더 있었다. 한 번은 좌측에서 계속 볼을 빼앗긴다는 이유로 미니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나중에 경기 영상을 돌려보니, 주변 동료들이 과감하게 빈 공간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전체 대형이 쪼그라 들었다. 공간이 좁아지니 패스가 쉽게 끊길 수밖에 없었다. 이 경우도 공을 가진 선수의 판단은 문제가 없었다. 흔히 우리는 실수한 선수가 경기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관중들에게 실수는 곧 원인이다. 경기 스코어는 결과다. 하지만 그 반대다. 대부분의 팀 단위 구기 종목에서 실수는 원인이 아니다. 결과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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