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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사비 털어 음악회 개최한 한국인... 현지 찬사 쏟아져 | Collector
베를린에서 사비 털어 음악회 개최한 한국인... 현지 찬사 쏟아져

베를린에서 사비 털어 음악회 개최한 한국인... 현지 찬사 쏟아져

지난 5월 25일 저녁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 간 것은 우연이었다. 3일간 지속된 '베를린 아시아 음악제 (Berlin Asian Music Festival, 이하 BAMF)'의 첫날, 평소 좋아하던 젊은 작곡가 김준호의 곡이 연주된다고 해서 갔다. 바로 그 시간, 무대 뒤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기획 책임자의 갤럭시 워치가 연신 경고음을 울려댔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들었다. 그의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조에 달했고 극심한 압박감에 이명까지 찾아왔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아시아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개는 세계 문화의 전당이니 하는 곳에서 민속음악제의 형식으로 열린다. 그런데 베를린 최고의 무대에 오른 것을 보고 베를린시 문화 재단의 특별 기획일 것으로 생각했다. 알고 보니 25년간 베를린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해 온 베테랑 기획자 이정일, 한정원 부부의 작품이었다. 고도의 예술 철학이 반영된 무대 그들이 기획하고 무대에 올린 BAMF는 '아시아 음악제'의 통념을 완전히 깼다. 한국, 중국, 일본, 몽골의 음악을 한 무대에 올렸는데 피상적인 '아시아 버무리기'도, 한국 음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 배치도 아니었다. 역사적, 정치적으로 복잡한 긴장 관계에 있는 한·중·일 세 나라의 예술가들이 무대 위에서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장면은 음악적 감동이며 다분히 상징적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성악가가 일본 가곡을 부르고, 일본 반주자가 한국과 중국의 가곡을 연주하며, 끝내 세 나라의 성악가가 함께 한국 가곡을 삼중창으로 부르는 장면은 정치와 외교가 풀지 못한 불통의 장벽을 음악이 어떻게 허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서로의 소리를 듣는 순간 비로소 하나의 음악이 완성된다는 진리를 전달하는 무대였고 각자의 목소리만 크게 내지르는 오늘의 세계에 던지는 날카로운 메시지였다. 아시아를 하나의 획일적인 색채로 묶지 않고, 각 나라의 역사와 언어, 리듬이 무대 위에서 만나고 겹치게 만든 이번 기획은, 이 음악제가 문화 교류나 민속 행사를 넘어 고도의 예술적 철학 위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소극장을 채운 독일 관객들은 낯선 몽골의 전통 배음 창법 '흐미(Khoomei)'와 한국 가야금과 장구의 여백에 숨을 죽였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베를린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와 <타츠>도 이 축제를 주목했고 찬사를 보냈다. 독일-이탈리아 문화 잡지 <비비자르 ViviSaar>에서도 "조화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내고 "지평을 넓히는 밤이었다"고 평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음악 애호가들의 지평을 넓히는 밤을 마련하기 위해 공연장의 대관료부터 피아노 임차비, 인쇄물 제작비, 그리고 현지의 값비싼 촬영 허가 비용까지 공공의 지원 없이 기획사의 비용으로 고스란히 치렀으니 스트레스 지수가 천장을 뚫은 것은 당연했다. 어찌 보면 한국인들만이 해낼 수 있는 무모함일 수도 있다. 이런 무모함이 종종 혁신을 이끌어낸다. 이번 BAMF를 기획한 "온;아티스트(on;Artist)" 기획실장 이정일과의 인터뷰는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했다. 독일 음악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음악가들에게 무조건 갈채를 보냈던 내게 이정일은 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25년 동안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 숱한 행사를 기획하며 한국 문화 전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키웠다. 관제 홍보의 그늘과 '이름 없는 가능성'의 소외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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