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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야간당번...이 싸움 꼭 이기고 싶습니다 | Collector
마지막 야간당번...이 싸움 꼭 이기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

마지막 야간당번...이 싸움 꼭 이기고 싶습니다

지난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시민사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4대강 보 처리방안 추진 방향을 전격 발표했다. 오랜 시간 우리 사회의 극심한 갈등과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던 4대강 문제에 대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일정한 협의가 있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그 지난한 협의 과정에 직접 참여해 조정과 논의를 거듭했고, 최종적으로 도출된 협의안에 동의하며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려 한다. 협의안에는 낙동강의 고질적인 녹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8년까지 취수장과 양수장 개선사업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으며, 16개 보 전체에 대한 처리방안은 사회적·경제성 분석과 정밀 용역 결과를 토대로 2026년 내에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공식 반영될 예정이다. 금강과 영산강 수계는 결과에 따라 당장 2027년 상반기부터 실제적인 이행 단계에 착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녹조 공동조사는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만큼 정밀하고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 조사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히 협의해 투명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정책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실무 논의기구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협의는 결코 문제의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이행을 전제로 한 엄중한 약속이며, 그 약속을 신뢰하기로 결단한 것이다. 100일, 200일을 넘겨, 700일이라는 시간이 되다 2024년 4월 29일, 처음 이곳에 천막을 올렸을 때 우리는 단 며칠이나마 버틸 수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태였다. 언제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철거를 할지 몰랐다. 2023년 이미 공주보에서 6일 만에 강제 철거된 경험이 있어 긴장상태로 수일을 보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동조 텐트를 치고, 예고 없는 철거에 대비하며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 불안정했던 시작은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으로 확장됐고, 농성장은 어느새 100일을 넘기고 200일을 1년을 지나 결국 700일이라는 시간을 가득 채우게 됐다. 한두리대교 아래 자리 잡았던 작은 녹색 천막은 단순히 물리적인 농성 시설이 아니었다. 그것은 4대강 재자연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꺾이지 않는 의지를 상징하는 깃발이었고, 금강의 세밀한 변화를 가장 낮은 곳에서 지켜보는 관찰의 눈이었으며, 사람과 생명이 함께 숨 쉬며 머무는 공존의 공간이었다. 천막은 700일 동안 늘 같은 자리를 지켰지만, 그 주변을 감싸는 풍경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강의 회복에 따라 분명하게 달라지고 있었다.농성장에는 세 번의 봄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버드나무에는 어김없이 새순이 돋아났다. 수문이 열린 후 자갈과 모래가 농성장에 기초가 돼 주었다. 이 땅의 생명들이 살아갈 기초이기도 했다. 농성장의 시작과 동시에 우리를 맞이한 것은 경이로운 생명의 탄생이었다. 농성 천막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막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자갈밭에서 흰목물떼새의 둥지와 알을 발견했고, 물에 잠겼다 다시 번식하고 새끼를 키워내는 시련도 함께 겪어었다. 멸종위기 야생조류 2급인 흰목물떼새는 하천의 모래톱과 자갈밭이 살아있어야만 알을 낳는 종이다. 보 수문이 닫혀 물이 차오르면 가장 먼저 사라질 운명이었던 그 작은 생명이, 농성장의 시작과 함께 우리 곁에서 번식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강한 상징성을 띄었다. 의태를 통해 돌멩이와 구분이 안 되는 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날개를 늘어뜨리며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그 간절한 몸짓의 작은 생명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매일 저녁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고 인간의 소음이 잦아들면 농성장 앞 작은 웅덩이에는 어김없이 생명의 박동이 시작됐다. 낮 동안 수많은 발길이 오가던 공간이 고요해질 즈음, 어둠과 함께 다른 존재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가장 먼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너구리였고, 잠시 뒤에는 고라니가 천천히 물가로 내려와 갈증을 축였다. 그들은 농성장에 인기척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피하지 않았으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물을 마시거나 주변을 서성이다가 다시 고요한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 반복되는 일상의 장면은 관찰 이상의 깊은 의미를 남겼다. 이곳이 결코 인간만이 점유한 공간이 아니라는 명백한 사실과, 인간의 무모한 개입 속에서도 야생의 흐름은 끈질기게 이어져 왔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농성장은 활동가들에게는 치열한 투쟁의 현장이었지만, 동시에 다른 생명들에게는 평온한 일상의 일부였다. 서로의 영역을 완전히 침범하지 않은 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그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균형은, 오히려 이곳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공간임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 생태계의 역동성은 교각 아래 작은 구조물 틈새에서도 이어졌다. 2024년 박새는 그 좁은 공간을 이용해 정성껏 둥지를 틀고 번식을 성공했다. 새끼들과 이소하면서 이곳을 찾아온 시민들에게 생명의 신성함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2025년 그 자리는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참새에게 점령당했다. 박새는 결국 공들인 터전을 내어주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우리는 박새 둥지를 뺏은 참새에게 건달참새라는 별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난 가장 상징적이고 감동적인 변화는 물속에서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가 농성장 인근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수문이 개방되고 모래가 자갈이 돌아온지 8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흰수마자는 현장에 자리를 잡았다. 흰수마자는 빠르게 흐르는 여울과 깨끗한 모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어종으로, 수질과 유속이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지 않으면 결코 서식할 수 없다. 과거 보에 가로막혀 물이 고여 있고 펄이 쌓여 있던 구간에서는 확인조차 불가능했던 종이었다. 수문이 열리고 퇴적된 미세한 펄이 씻겨 내려가며 서식 환경이 복원되자 흰수마자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이 발견은 단순히 한 종의 생존 확인을 넘어, 흐름이 복원된 강이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치유하고 생명을 불러모으는지 보여주는 결정적이고도 직접적인 증거다. 이런 생명의 증거들은 천막농성장이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광경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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