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오는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3개월여 앞두고 가상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으로 삼았던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실험 중인 스리백 전술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홍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에서 전반과 후반 각각 2골씩을 헌납하며 0-4로 대패했다.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수비라인이 붕괴되면서 0-5로 진 뒤 달라진 것이 없는 패배였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호와의 대결을 준비하면서 스리백 전술을 점검해왔다.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김태현-김민재-조유민 조합을 가동했고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로 박진섭을 배치했다. 그렇지만 이런 홍 감독의 실험은 강팀과의 대결에서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교훈만 남겼다. 한국은 초반 상대의 전방 압박에 빌드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수비라인을 잔뜩 내리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상대의 뒷공간을 노린 역습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한국의 의도는 그대로 읽혔다. 에메르 파에 코트디부아르 감독은 “한국은 기술적이고 패스도 잘하고 선수들이 지능적으로 플레이한다. 이런 것을 못하게 해 한국선수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서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파에 감독의 언급대로 한국이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다 보니 정작 역습 기회가 생겨도 공격수가 부족해 공격작업을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했다. 오현규와 이강인 등의 슛이 골대를 맞히는 등 득점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조직적인 공격이라기보다 개인기에 의존한 단순 공격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아쉽다. 이재성 등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을 활용하는 모습이 사라지고 대부분이 수비라인에 가담하다 보니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뒤에 머무는 선수가 많아지면서 경기 운영 효율성도 떨어졌다. 여기에 상대가 측면으로 넓게 벌려 공격하면서 수비수 간의 간격이 벌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했다. 브라질전 대패 당시에도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듯이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의 개인 돌파에 약점을 노출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실점 장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노출됐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확인했다”며 “잘된 부분은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본선무대를 3개월여 앞두고 불안한 실험을 계속하기 보다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은 “지금이 월드컵이 아니라는 거를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월드컵이 아니어서 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실 월드컵 가서 패배로 배웠다 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강인도 “앞으로 다시는 이런 경기가 나오지 않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더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오는 4월1일 열리는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도 홍 감독이 불안한 스리백 실험을 계속하다 수비진 붕괴로 인한 패배가 이어진다면 대표팀의 자신감 하락은 물론 본선 무대에서의 선전이 어렵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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