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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모래가 들어가든 말든, 입 벌리고 보게 되는 장면 | Collector
와.... 모래가 들어가든 말든, 입 벌리고 보게 되는 장면
오마이뉴스

와.... 모래가 들어가든 말든, 입 벌리고 보게 되는 장면

지평선이 보이는 사막 한복판에 직선으로 길게 뻗은 왕복 2차선 도로를 2시간 남짓 달렸을까. 오른 편에 페이지(Page)라고 써진 입간판이 보였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30분 정도 통과하니 다시 평원이 펼쳐진다. '페이지'는 애리조나주 최북단에 있는 인구 7천 명의 작은 소도시다. 도시 형성 과정에 크게 기여한 인물(마이클 페이지) 이름을 땄다고 한다. 사막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늘 모래바람이 부는 이 황량한 땅에 연간 1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인근에 있는 특별한 사암(砂巖)을 보기 위해서다. 페이지라는 지명은 몰라도 물결 모양의 오렌지색 바위를 사진으로 접한 사람은 많을 것이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신비한 빛을 발하는 협곡과 바위. 이곳에 앤텔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이 있다. 앤텔로프는 원주민 말로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뜻이다. 수백만 년 동안 빗물과 홍수가 바위 틈새를 휩쓸고 지나가며 독특한 모양의 협곡을 만들어냈다. 앤텔로프 캐니언은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기념물이 아니다. 이 협곡은 나바호족(Navajo)이 소유, 관리하는 부족 공원(tribal park)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은 나바호족의 땅이었다. 나바호족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주민 부족으로, 1860년대 초 정부가 강제로 땅을 빼앗기 전까지 이곳에서 양을 치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강제 이주의 아픔을 겪었지만, 천신만고 끝에 고향으로 귀환한 유일한 원주민 부족이기도 하다. 나바호 자치구는 애리조나, 뉴멕시코, 유타 3개 주(state)에 걸쳐 있는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미국 땅에 속해 있지만 입법, 사법, 행정기관을 갖춘 엄연한 자치령이다. 자치구 면적은 7만 제곱킬로미터(㎢)로,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7할, 아일랜드나 조지아의 크기와 맞먹을 만큼 넓다(지도의 빗금 친 영역이 나바호 자치구 영토다). 현재 30만 명이 넘는 원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빨간색 간판이 서 있다. 자신들의 땅을 국가(nation)라고 명명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앤텔로프에 들어가려면 나바호족 안내인과 동행해야 한다. 인기가 많아 사전 예약이 필수다. 약속한 장소에 10분 일찍 도착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문이 닫혀 있다. 전화를 걸었다. 사정이 생겨서 어젯밤에 취소 메일을 보냈다며, 입금한 돈은 돌려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급하게 근처에 있는 다른 운영사를 찾아가 빈자리가 있는지 물었다. 몇 자리가 비어 있단다. 다행이다. 잘못하면 시간을 허투루 낭비할 뻔했다. 앤텔로프 캐니언 중 탐방객의 출입이 허락된 곳은 두 지점이다. 위쪽(Upper)과 아래쪽(lower)이다. 지형적 특징이 비슷해서 어디를 가도 되지만, 위쪽이 길도 평탄하고 빛의 감도도 나은 편이어서 인기가 높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우리도 위쪽을 선택했다. 참고로, 앤텔로프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햇빛이 가장 강렬한 시간대를 고르는 게 좋다. 다인승 버스를 타고 비포장 길을 10분쯤 달려 입구에 도착했다. 커다란 바위 사이에 사람 한 명이 들어갈 만큼 좁은 틈이 나 있다. 미지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같다. 안은 생각보다 훨씬 어두웠다. 안내인이 손으로 위를 가리킨다. 세상에나. 천장에 뚫린 틈새로 스며든 빛이 벽에 반사되어 신비한 색상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졌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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