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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미안할 때 무너지는 엄마들 | Collector
아이에게 미안할 때 무너지는 엄마들
오마이뉴스

아이에게 미안할 때 무너지는 엄마들

출산 일주일째 되던 산모의 집이었다. 창밖으로는 봄볕이 화사하게 내리쬐고 있었지만, 방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기는 엄마의 젖을 물었다가 금세 고개를 돌리며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걸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산모의 어깨가 점점 안으로 굽어졌다. 자세를 바꿔보고, 아기를 달래보아도 아기는 완강했다. 산모의 손이 점점 느려졌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산모는 말끝을 흐린 채 시선을 떨궜다. "저는 엄마 자격이 없나 봐요."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말이 가볍게 건넬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실 아기가 엄마 젖을 거부하는 이유는 많다. 수유 자세가 불편하거나, 유두 혼동이 왔거나, 혹은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맛이 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모에게 그 모든 기술적인 이유는 사라지고 오직 하나의 질문만 남는다. '왜 나는 이것 하나 잘하지 못할까.' 완모(완전 모유 수유)를 꿈꿨던 이들에게 포기는 생각보다 큰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그날 산모가 힘들어했던 건 수유 실패 그 자체보다, 스스로 포기했다는 사실이 낙인처럼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신생아와 산모를 돌보는 전문가로 현장을 누빈 지 어느덧 7년, 나는 이런 장면을 수없이 목격한다. 한 지상파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출산 전 임산부의 90% 이상이 모유 수유를 다짐하지만 실제 6개월간 완전 모유 수유를 실천하는 비율은 18%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도 이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산모들에게 그것은 단순한 '통계적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모성애의 성적표'가 되어 산모의 마음을 깊게 할퀸다. 오히려 그 수치 이면에는 '18%'에 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밤잠을 설치는 수많은 엄마의 눈물이 숨겨져 있다. 우리는 흔히 온 힘을 다할 때 '젖 먹던 힘까지 다한다'는 말을 쓴다. 그 말의 기원은 지극히 숭고하지만, 수유 현장에서 마주하는 그 단어는 차라리 처절함에 가깝다. 아기는 생존을 위해 그 작은 입술로 온 힘을 다해 엄마의 젖을 빤다. 하지만 아기만 힘든 것이 아니다. 젖을 물리는 산모 역시 전신에 힘을 주며 식은땀을 흘린다. 아직 아물지 않은 회복기의 몸으로 아이와 합을 맞추기 위해 쏟는 에너지는 웬만한 중노동 못지않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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