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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아닌데 영부인 동상이 세워진 이유 | Collector
대통령도 아닌데 영부인 동상이 세워진 이유
오마이뉴스

대통령도 아닌데 영부인 동상이 세워진 이유

애나(Anna)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동생과 함께 할머니 그늘에서 자랐다. 먼 친척뻘 되는 청년과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든든해 보였던 신랑은 알고 보니 마마보이였고, 시어머니는 시댁 곁에 신혼집을 차려주고는 수시로 드나들었다. 시어머니는 육아에도 관여하며 자녀들 앞에서 어머니인 그녀를 깎아내리곤 했다. 시어머니의 간섭이 힘들 때마다 애나는 화장대 앞에 앉아 울곤 했다. 여섯 아이와 함께 화목한 가정을 꿈꿨지만 남편은 그녀의 비서와 바람이 났다. 남편을 용서하고, 혼신을 다해 그의 병간호도 하고, 평생 그의 발이 되어 사방을 다니며 일했지만, 남편의 임종 순간 그의 곁에 있었던 건 오래전 헤어졌다던 내연녀였다. 그녀의 인생에 행복한 반전이 찾아올까? 미국 최장기간 영부인이었던 애나 엘리너 루스벨트 뉴욕 맨해튼 동쪽에는 롱아일랜드(Long Island)라는 섬이 있다. 이름처럼 길고 큰 평원인 섬에는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농장들이 있었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소녀, 애나도 롱아일랜드의 작은 농장에서 자랐다. 그녀의 고모와 엄마, 딸 모두 퍼스트 네임이 '애나'였기에 공식석상이나 구별해서 불려야 할 때는 관습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들네임 '엘리너'를 사용했다. 미국의 유일한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내로, 무려 12년이라는 최장기간 동안 영부인의 자리에 있었던 애나 엘리너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 그녀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영부인이기도 하다.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에게는 남편 외에도 깊은 인연이 있는 또 다른 대통령이 있었다. 남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먼 친척 아저씨이자, 엘리너 여사의 큰아버지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 대신, 결혼식장에 엘리너의 손을 잡고 들어가준 사람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롱아일랜드 오이스터베이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저 '사가모어 힐(Sagamore Hill)' 2층에는 조카딸 엘리너가 머무른 방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토록 명망 있는 영부인이라면 생가가 남아 있을 듯했다. 그런데 '사가모어힐'에서 만난 가이드는 롱아일랜드에는 엘리너 여사의 거처가 없고, 고아였던 그녀가 그저 이 방을 좋아했다고만 설명했다. 궁금증을 가지고 틈틈이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지난 겨울 드디어 오래전에 발간된 지역 뉴스 한 토막을 읽게 되었다. 20세기 초, 롱아일랜드에는 미국 최초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가 있었다.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기찻길이나 일반 도로를 피해 무려 60개의 다리를 건설해 가며 만든, 속도 제한 없는 세계 최초의 입체 고속도로였다. 지금은 폐쇄되었고 몇 개의 구간만이 흔적처럼 남아 있는데 그중 일부가 우리 집에서 가까운 '아이젠하워 공원' 곁에 있다. 루스벨트 여사가 자랐던 농장이 그 도로 부근이라는 것이다. 지역 신문에 따르면 십여 년 전인 2011년, 초등학교(Barnum Woods ES) 5학년 학생 세 명이 문서를 통해 애나 엘리너 루스벨트가 어릴 적 살았던 농장이 이스트메도(East Meadow) 지역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역사 전문가도 아닌 초등학생 세 명이 이룬 놀라운 업적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이들은 역사 교사와 함께 고지도와 고문서를 계속 조사해, 그녀의 아버지 엘리엇 루스벨트의 농장이 있던 터를 알아냈다. 2014년, 지역 방송사는 지역 행정 위원회가 그 농장 터에 지역 역사 유적 안내 표지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정확한 주소와 위치는 밝히지 않고 있었다. 아이젠하워 공원 곁에 남은 옛 고속도로 구간이 그리 길지 않으니 자동차로 주변을 돌다 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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