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문화센터에서 드럼을 배우는 중이다. 50대 남자 강사님은 40대인 나를 '어머니'라고 부른다. 중학생 딸과 함께 수업을 들어 그리 부르는 모양이다. 아이 학교나 학원에서 'OO 어머니'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드럼을 배우겠다고 온 내게 그 호칭은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어머니'는 어린 학생들과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드럼 초급반 4개월 수업을 마쳤다. 다음 달 강좌 신청을 위해 강사님께 조심스레 질문했다. "저 다음 달에 중급 신청하면 될까요?" "그냥 계세요." 월반을 기대했지만, 아쉬운 답변이었다. 다음 분기 첫 수업 날, 많이 달라진 공기에 움찔했다. 된장찌개처럼 구수하고 푸근한 느낌이었다. 흰 머리칼이 멋스러운 5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반 정도였다. 강사님의 얼굴도 더욱 온화해지셨다. 가르치는 방식도 지난 분기보다 훨씬 천천히, 친절해지셨다. 원래 스틱 잡는 법이나 손발이 엉키면 눈에서 '애정의 총알'이 날아들었는데 같은 분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워지셨다. 어르신들과 함께 배운 드럼 수업 "운동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요. 나이 들면 박자감 느려지는 게 당연합니다." 강사님의 수업 목표가 '편안한 운동'으로 바뀌면서 나에게도 평온이 찾아왔다. 지적 받을 일이 없었다. 강사님은 어르신들 봐주기도 바빠 보였다. 상황을 지켜보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4개월 만에 '어머니'에서 '젊은이'가 된 것도, '열등생'에서 '우등생'이 된 기분도 좋았다. 우등생이 자기주도 반복 학습을 하는 동안, 어르신들은 집중 관리를 받으셨다. 말로 설명해서 안 되겠다 싶으셨는지, 두 손을 부딪치며 직접 몸으로 설명하시기 시작했다. "남대문에서 물건 팔 때 하는 '골라! 골라!' 그 박자라 생각하시고 따라 하세요." 그 모습을 보는데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지난 분기에 메트로놈을 켜놓고 박자감을 익히라던 그 분 맞나 싶었다. "박자를 입으로 따라 하세요. '둠.치.따.치', '오.왼.오.왼', 'R.L.R.L'... 그게 힘들면 '할.아.버.지', '할.아.버.지' 이렇게요."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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