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처음부터 명분이 빈약했던 이 전쟁에 대한 관심은 이제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겨가 있다. 전쟁 보도의 중심도 공습 현장이 아니라 바다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몇 척인지, 두바이 인근에서 유조선이 공격받았는지 같은 소식이 앞자리를 차지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내세운 목표가 이란의 핵과 미사일 위협 제거였다면, 이런 귀결은 실로 어처구니없다. 애초에 설득력 없는 안보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호르무즈 항로 불안과 선박 통과 문제 자체가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는 책임 주체와 피해 대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그렇다. 전쟁을 시작한 쪽은 따로 있는데, 바닷길 불안과 유가 상승, 물류 차질의 부담은 훨씬 넓은 국제사회로 번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원인과 대응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니다. 누가 이런 사태를 만들었는지 책임을 분명히 묻는 일, 그리고 이미 벌어진 충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따지는 일이 함께 가야 한다. 이미 충격이 현실이 된 이상, 국제사회가 먼저 바다를 보는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20퍼센트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그래서 선박 통과 자체가 국제 뉴스가 된다. 예멘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의 개입이 크게 다뤄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후티를 전쟁에 끌어들인 직접 원인은 이란과의 연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의지에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이 개입에 곧바로 긴장하는 까닭은, 그들이 흔들 수 있는 공간이 홍해라는 또 하나의 핵심 바닷길이기 때문이다. 이 관심 이동은 우연이 아니다. 바다가 흔들리면 전쟁은 곧바로 가격이 된다. 유가와 운임, 보험료가 먼저 움직이고, 그 충격은 물가와 생활비로 번진다. 국제사회가 바닷길을 먼저 보는 것은 냉정해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전쟁이 가장 먼저 자기 비용의 문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전쟁의 파장, 전쟁의 구조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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