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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전 노후 설계, 이걸 미리 알았다면 달랐을까 | Collector
퇴직 전 노후 설계, 이걸 미리 알았다면 달랐을까
오마이뉴스

퇴직 전 노후 설계, 이걸 미리 알았다면 달랐을까

퇴직을 앞두고 나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다가구주택의 임대소득, 그리고 정년 뒤에도 이어갈 강의 일까지 묶은 나만의 '4층 소득' 설계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만 2층 몫이던 퇴직연금이 두 자녀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정년 후 1년 만에 사실상 사라졌다. 그래도 1층 국민연금과 3층 월세, 4층 강의 소득이 남아 있으니 버틸 수 있으리라 여겼다. 숫자로 그려본 노후의 설계도는 여전히 제법 견고해 보였다. 하지만 정년 이후의 삶은 내가 그려놓은 도면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계산이 틀렸던 것은 아니다. 다만 계산표 바깥의 일들이 너무 많았다. 계산표 바깥의 일들 퇴직 설계는 대개 손에 잡히는 것들로 시작된다. 연금 개시 시점, 월평균 생활비, 예상 지출, 자산의 흐름 같은 것들이다. 나 역시 그렇게 준비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삶은 그런 항목만으로 굴러가지 않았다. 4층이라 믿었던 구조는 퇴직연금이 빠지면서 이미 3층이 되었고, 이제는 그 3층마저 흔들리고 있다. 노후의 중요한 축이라고 여겼던 다가구주택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이라는 예상 밖의 변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월세는 아직 들어오고 있지만, 이주와 철거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1~2년 안에 그 소득도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평생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이어질 것이라 믿었지만, 시장의 흐름은 내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강의 일정표에 빈칸이 늘어날수록 줄어드는 것은 수입만이 아니었다. 내 역할과 존재감까지 함께 흔들리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바깥의 변수도 삶을 흔든다. 요즘 중동 전쟁만 봐도 그렇다. 국제유가와 환율, 물가가 함께 출렁인다. 멀리서 벌어진 일 같아도 그 여파는 기름값과 생활비, 체감 물가를 타고 내 노후 계획까지 흔든다. 공들여 짜놓은 계산표가 한순간에 낡은 숫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충격은 내 의지로 막을 수 없고, 한번 시작되면 생각보다 오래 간다. 여기에 자녀의 일이나 부모 돌봄 같은 가족 변수들까지 예고 없이 끼어든다. 살아보니 퇴직 설계가 현실과 어긋나는 첫 번째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계속 그대로일 것'이라 여긴 채 계산하지만, 실제 삶은 단 한순간도 고정된 값으로 머물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정년 후 4년은 돈의 문제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무겁게 다가온 것은 역할의 변화였다. 회사에 다닐 때는 하루의 뼈대를 조직이 세워주었다. 몇 시에 무엇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퇴직과 함께 그 구조가 사라지자, 비어 있을 줄 알았던 시간 속으로 전혀 다른 일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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