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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청년정책, 돈으로 시작하면 실패합니다"

6.3 지방선거가 약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저마다 청년 공약을 내세운다. 희망제작소는 현장에서 청년들을 직접 만나는 활동가들을 만났다. 세 사람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인다. "청년 정책은 돈으로 출발하면 실패한다. 공동체와 경험이 먼저다."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에 앞서 어떤 경험을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경북 예천군 청년센터는 농촌 지역 청년의 고립과 소통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와 '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컬 창업과 청년 활동가 학교 같은 실험을 통해 청년이 직접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경철 예천군 청년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원화된 청년 구조 속, 관계와 기회를 다시 설계해야 - 예천군 청년 현황은 어떤가요? "예천군 인구는 약 5만 5000명인데, 보통 법률상 청년으로 보는 19~39세 인구는 약 8800명으로 전체의 15.9% 정도예요. 그런데 예천군 조례는 49세까지를 청년으로 정의하고 있어서, 19~49세로 보면 약 1만 5000명, 전체 인구의 27%가 됩니다. 공간적으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요. 예천읍과 호명읍을 뺀 나머지 10개 면 단위가 농업지역인데, 흥미로운 건 전체 청년 인구의 70% 이상이 신도시인 호명읍에 몰려 있다는 거예요. 농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농업 청년 인구는 그리 많지 않은 거죠. 코로나 시기에 대도시 학교나 직장에서 지역으로 유입된 청년들이 꽤 늘었고, 그 인구를 기반으로 '신활력플러스 사업'을 통해 청년 육성 사업을 진행했어요. 덕분에 만들어진 액션그룹의 약 40%가 청년 그룹이에요. 예천군 청년은 크게 원주민 청년과 이주 청년으로 극단적으로 나뉘어요. 원주민 청년은 농업 2~3세대이고, 이주 청년 대부분은 호명읍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프랜차이즈 식당, 술집, 미장원 같은 걸 운영하기 위해 유입된 경제 인구예요. 그런데 이 이주 청년들이 기대만큼 소득이 안 나오고 폐업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 청년들을 호명읍에서 면 단위 원도심 쪽으로 흘려보내면서 로컬 창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해왔어요. 그 성과로 천향리 청년카페가 생기고, 원도심 유휴 농촌 시설을 청년이 운영하는 카페로 만들고, 청년 센텀 마을을 지역 청년 여행사로 운영하는 사례들이 나왔어요." - 예천 청년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먹고사는 게 문제 아니냐고 하시는데, 예천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사실 커뮤니케이션 스킬 저하예요. 농업 환경 자체가 굉장히 폐쇄적이에요.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가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구조가 아니에요. 예전에는 향약이나 두레 같은 공동체가 있었는데, 인구 유출이 이어지면서 그 공동체가 무너졌죠. 그러다 보니 농업 청년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함께 일하는 방법과 과정을 전혀 경험할 수가 없어요. 첫 번째 문제가 가정을 못 이룬다는 거예요. 배우자를 만나 소통하며 가정을 이루는 걸 굉장히 어려워해요. 반면 이주 청년들은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심각해요. 희망을 품고 내려왔는데 경제 성장률이 생각보다 낮고,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요. 예를 들어 막걸리집 하나 차리면 옆에 비슷한 맥주집들이 우르르 생기는데, 정작 찾아오는 사람 수는 한계가 있으니 다들 적자인 거죠. 전체적으로 보면, 청년들의 삶 자체가 문화나 여가를 생각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돼요. 한쪽은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고, 한쪽은 먹고살기가 힘든 상황이니 여가나 관계나 문화적인 부분을 생각하기가 어렵죠. 원데이 클래스를 많이 운영하긴 하는데, 솔직히 대부분 신도시에 사는 안정적인 생활을 가진 젊은 기혼 청년들이 와요. 진짜 고립된 청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은 그런 여가 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어렵거든요." - 예천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는 무엇으로 보시나요? "떠나는 이유도 두 유형이 극단적으로 달라요. 원주민 청년들이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예요. 부모 세대, 할아버지 세대와 소통이 안 돼요. 지역에 남아 살려면 공동체 안에서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되는 거죠. 농업은 굉장히 전통적인 산업이라 아버지 세대는 자신의 기술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청년 입장에서는 새로운 품종도 시도해보고 싶고 방법도 바꾸고 싶은데, 이걸 제안하고 원활히 이끌어갈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안 되는 거예요. 세대 간 골이 깊어지다 못해 '여기서 사느니 그냥 빌어먹고 살겠다'는 생각으로 떠나는 거죠. 이주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는 경제적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예요. 도시보다 경쟁이 덜하고 더 많이 벌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경쟁은 치열하고 시장을 구성하는 사람 수 자체가 한계가 있는 거죠.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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