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최근 한 장애인시설에 거주하는 중증 발달장애인의 항암치료 여부를 놓고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아직 40대 밖에 되지 않은 분이었지만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게 되었고, 이미 전이가 많이 되어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주치의의 의견은 항암치료로 무의미한 고통을 연장하기보다는 완화의료(호스피스)를 제공하여 편안히 생을 마감하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으나, 또 다른 전문의는 항암치료를 권유했다.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단 6개월 정도밖에 생을 연장할 수 없는 상황. 문제는 환자가 중증발달장애가 있어 자기의사표시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환자는 '편안히 지내고 싶다'라는 정도의 응답을 하였으나 항암치료의 의미, 치료를 통한 고통의 정도, 기대 여명 등의 설명을 이해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발달장애인, 치매노인 등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의 중요한 의사결정, 어떻게 해야하나? 필자가 해당 환자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무의미한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완화의료를 선택했을 것이다. 필자는 이미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둔 상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생애 말기에 있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미리 서약해 두는 것이다. 생애 말기에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그것을 대비해서 미리 작성하여 기관에 등록해 두는 방식이다. 이렇게 미리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둔다면, 내가 의사능력을 잃었을 때에도 내가 이전에 결정한 내 의사대로 결정이 이루어 지는 것이니 이건 나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이나 치매노인과 같이 평시에도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 사전의향서 같은 것을 작성해 두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즉, 사례와 같은 경우 항암치료 여부는 누가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걸까? 필자였다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겠지만 그건 필자의 경우다. 타인의 생명이 걸린 중요한 결정을, 그의 진정한 의사가 아니라 타인이, 제3자가 편의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것일까?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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