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도시락 만들어 파는 일을 한지 19년 차에 접어들었다. 매일 다른 종류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이 10년 이상 단골이다 보니, 혹시라도 식상하거나 지루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여 메뉴 선정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이를테면 계절에 따라 김치의 종류를 달리 하는 거다. 한식 도시락에서 기본 중의 기본은 바로 김치다. 보통의 경우는 배추 포기김치를 가지런히 썰어 준비하지만, 김치찜이거나 김치볶음밥 등 주요리에 김치가 쓰인다면 무 석박지를 만들기도 하고 겨울에는 단단하고 아삭한 무생채를 만든다. 그러나 긴 겨울이 지나 3월 말쯤 되면 어떠한 김치도 좀 질린다고 느껴진다. 뭔가 새콤하고 신선한, 금방 담가 기분까지 전환되는 그런 김치가 생각난다. 고맙게도 요맘때면 새벽 시장에 신선한 열무와 얼갈이가 등장한다. 내가 사는 부천 인근 일산에서 재배되는 열무는 '일산 열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지척이다 보니 싸고 풍성한 열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오늘 새벽시장에서 튼실하고 맛있어 보이는 열무 세 단과 얼갈이 두 단을 샀다. 열무김치 하면 물론 열무가 주재료이지만, 열무만 하는 것보다 얼갈이를 5대 3 정도로 같이 만들면 보기도 좋고 맛도 더 깊어진다. 마침 오늘 주요리가 두부김치 도시락이다. 볶음용 김치는 푹 익은 배추로 하고 도시락 첫칸에 상큼한 열무김치를 담을 요량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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