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최근 한 대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보니 물컵이 사라져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존에 사용해 왔던 스테인리스 소재 물컵 대신 일회용 종이컵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은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 아닌가. 며칠을 지켜보다 대학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동안 스텐 소재의 물컵을 사용해 세척 후 재사용해 왔었는데, 갑자기 일회용 종이컵으로 변경된 부분에 대해 재사용 물컵으로의 변경을 요청합니다." 생각해보면 종이컵을 사용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법적으로는 말이다. 현재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집단급식소나 식품접객업 매장에서의 종이컵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즉,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은 금지되지만, 종이컵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얼음이 가득 담긴 차가운 음료도 종이컵에 주는 곳들도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아래 기후부)는 지난 2025년 12월,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매장 내에서도 종이컵 사용금지를 규모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명확하고 일관된 일회용품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식당 소형컵은 사용 실태 조사 등을 검토한 후 판단하겠다고 했기에, 정수기용 종이컵은 사용금지 품목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식당 소형컵을 저평량 종이컵이라고 하는데 정수기용 종이컵은 저평량 종이컵보다 더 작고 얇다). 그러나 정수기용 종이컵이라 하더라도 종이컵은 일회용품이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것 아닌가. 이러한 문제는 종이컵만의 문제도, 특정 대학에 국한된 것만도 아니다. 대학캠퍼스의 쓰레기 문제는 매우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아래는 각 학교 학보사에 게재됐던 쓰레기 문제 관련 기사들의 제목이다. 깨끗한 학교를 만드는 학우들의 관심 (아주대학보. 2016.05.16.) 시험기간마다 돌아오는 중앙도서관 쓰레기 문제 (서울시립대신문. 2019. 05.08.) 나 한 사람부터 시작하는 분리수거(가톨릭대학보. 2022.09.30.)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갈길이 멀다(연세춘추. 2023.05.08.) 교내 쓰레기 문제 96.7%가 인식, 90%가 개선 필요 (한림학보. 2025.06.09.) 캠퍼스는 일회용품 규제의 치외법권? (서울대저널, 2023.09.13.)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우리 대학 분리수거(세종대신문. 2023. 03.27.) 대학 캠퍼스는 하나의 소도시처럼 자원과 에너지가 집약되어 소비되는 공간이다. 학생, 연구자, 교직원 등이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다양한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1일 평균 300kg 이상의 폐기물을 배출하면서 '배출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곳의 경우 비배출시설계(사업장생활계)로 분류되는데, 대학교도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사업장 비배출시설계 배출량은 2018년 6122만 톤/년에서 2023년 8326만 톤/년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나온 <지속가능한 캠퍼스의 가능성과 한계>(허필윤·이용숙)에 따르면 K대학교의 경우 연간 폐기물 배출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기준 1987.02톤(2019년 1456.42톤)에 달한다. 해당 통계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사업장 비배출시설계 배출량 증가와 대학 캠퍼스 폐기물 배출량이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이와 관련된 자치단체 차원의 사업 등도 진행됐는데, 2022년 서울시는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면서 폐기물 감량 사업인 '제로캠퍼스'에 참여할 대학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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