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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만사 제치고 하는 일 | Collector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만사 제치고 하는 일
오마이뉴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만사 제치고 하는 일

매주 화요일이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일이 있다. 특히 오후에 접어들면 알람을 맞춰 놓고 때때로 시간을 확인해야만 한다. 오후 2시가 되면 지리산둘레길 모집 오픈창이 열리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모집 인원 20명에 들지 못하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다가, 오후 2시 정각에 창을 열고 입력을 마쳐야 한다. 오탈자 없이 정확히 입력하는 것도 요령이다. 실제로 첫날에 2시 2분에 신청했다가 탈락했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두 번째 참여하는 지리산둘레길 인터넷 신청도 무사히 마쳤다. 지난 3월 21일, (사)숲길이 주관하는 토요걷기는 지리산둘레길 4코스 금계~동강 구간으로 11.0km 거리다. 주요경유지는 금계마을, 의중마을, 모전마을(용유담), 세동마을, 운서마을, 구시락재 그리고 동강마을로 이어진다. 의중마을에서 벽송사로 경유하는 코스는 12.1km로, 두 코스 난이도 모두 중급 정도로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9시 30분 동강마을에 모여 인사와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걷기는 시작됐다. 구시락재에서 내려다보는 동강마을 일대는 550년 전의 모습과 닮았을까 궁금하다. 점필재 김종직은 함양군수로 재직 시(1470~1475년) 함양 휴천면 문수사 일대에 김종직 차밭을 조성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차는 관가에 바쳐지는 귀한 물품이었는데, 김종직은 백성들의 고통을 덜게 하기 위해 차를 요구하지 않고, 직접 관영 차밭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차 시배지는 하동 쌍계사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나, 김종직의 차 시배지는 조선 초기 사림파의 차 문화 유적지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호마을에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 관영차밭 조성터'라는 비석과 설명문이 있어 여행자들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김종직이 함양군수 재직 시 관영 차밭 조성... 백성들의 고통 덜게 해 이어 구슬박재를 지나고 운서마을까지 농로를 걷는 편안한 길이 계속된다. 와불산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잠시 쉬었다가 숲속 길로 접어든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강이 흐르는데 엄천강이다. 꼭 영월 동강을 닮은 모습이다. 엄천강은 조선 세종의 11번째(서자 4남) 아들인 한남군의 유배지로서 알려져 있다. 계유정난으로 즉위한 세조는 금성대군, 영풍군, 혜빈 양씨(한남군 생모)와 함께 역모 죄로 유배지를 돌다, 세조 2년(1456년) 방금(防禁) 조건으로 함양으로 옮겨지고, 31세 때인 1459년 병사한다. 한남군의 묘(경상남도 기념물 제165호)는 함양읍 천년의 정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가 관객 1482만 명(26.4.3. 현재)을 돌파하고 있다. 비운의 왕 단종의 삶과 죽음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계유정난 1등 공신이었던 한명회, 단종의 모 현덕왕후 그리고 단종 복위 사건 관련인물인 금성대군과 한남군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남군은 엄천강 새우섬에 위리안치 되었다. 새우섬이란 냇물이 두 갈래로 흐르면서 작은 섬 형태를 이루었는데, 그 모습이 새우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후에 유림들이 한오정을 지어 충절의 뜻을 기려 왔으나, 수해로 사라지고 현재는 새우섬이 보이는 바위에 '한오대(漢鰲臺)'라는 글자만 새겨져 남아 있다. 한남군의 이름을 딴 한남마을에는 독서를 즐겼다는 나박정과 충혼비가 있고, 병곡면에는 위패를 모신 송호서원과 하루를 쉬었다는 휴촌마을도 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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