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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앞에 선 교인들... 성금요일, 교회가 장례식장이 됐다 | Collector
관 앞에 선 교인들... 성금요일, 교회가 장례식장이 됐다
오마이뉴스

관 앞에 선 교인들... 성금요일, 교회가 장례식장이 됐다

단상 앞에 관이 놓였다. 그 위에는 얼굴 없는 영정이 세워져 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상주는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지키고, 뒤편에는 사회를 향한 문장들이 만장으로 길게 걸려 있다. 향이 천천히 피어오른다. 예배실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라 장례식장에 가깝다. 이 예식은 약 4년 전부터 시작된, 새민족교회의 독특한 성금요일 예배 방식이다. 장례 예배가 시작되기 전, 식사가 먼저 차려진다.따뜻한 채계장과 부추전이 놓이고, 사람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 식사를 준비한 김수정 교우는 말했다. "정말 장례라면, 우리가 직접 음식을 나르고 사람을 맞이했을 것 같았습니다." 그는 육개장 대신 채계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건 교우와 동물까지 고려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식사를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금요일, 예식은 '고인 소개'로 시작된다. 가난한 사람들 곁에 머물던 사람,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살던 사람, 정의와 평등을 말하던 사람. 그러나 그 삶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권력은 그를 위협으로 보았고, 결국 그는 불의한 재판과 폭력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이어 한 교우가 제자가 되어 그날을 증언한다. 체포의 순간,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제자들, 군중과 권력 속에서 이루어진 죽음. 그 이야기는 과거를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들린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문장이 남는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눈물을 훔친다. 이 장례 예배는 신앙을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새민족교회 황푸하 목사는 말했다. "그 죽음이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이 교회는 예배 대신 장례를 선택했다. 설명으로 남아 있던 죽음을, 눈앞의 장면으로 끌어오기 위해서였다. "예수의 죽음이, 내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걸 묻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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