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대학 시절, 합창 시간은 나를 살렸다. 마치 유예된 사춘기를 몰아서 겪듯 혼자서기 연습을 하던 시기였고, 마음은 산란하여 어디 둘 곳이 없었다. 그런데 합창 연습을 할 때면 실제로 숨이 쉬어졌다. 악보를 보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음을 맞추고, 같은 호흡을 들이마시면서 그저 숨을 쉴 수 있었다. 따라서 합창 무대는 멋짐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혼란 속에서도 나를 지키고 있다는 증명의 자리가 되었다. 학창 시절의 나는 일개 합창부원일 뿐이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결국 내가 여전히 숨 쉬며 살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졸업한 이후에도 졸업생 합창단으로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선후배들이 연습실로 하나둘 모여든다. 우선은 여전히 함께 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고, 나이가 들고 보니 곡과 가사의 의미가 새롭게 해석되는 점이 매력이 있었다. 각자의 직장을 마치고, 남편과 아이 돌보는 당번을 바꿔가며 인천에서, 의정부에서, 여의도에서 7시 신사동으로 모인다. 조용하고도 치열한 전투이다. 여전히 우리는 노래하며 이 시간을, 나 자신을 지키고 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붙드는 마음 평범함이란 지켜내야 하는 치열한 전쟁인 것 같다는 생각을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하게 된다. 그들의 음악은 매우 유명한 아이돌의 음악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음악 산업에서 자신들을 지키려는 선언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노래에는 늘 버티는 사람의 호흡이 있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붙드는 마음이 있다. 이를테면 2017년에 발매된 앨범 < YOU NEVER WALK ALONE > 속 'Not Today'에서는 오늘만은 쓰러지지 않겠다고 절규하며 한편 특별함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노래한다. No no, not today no no no, not today / 그래 우리는 EXTRA But still part of this world / EXTRA + ORDINARY 그것도 별거 아냐 / 오늘은 절대 죽지 말아 빛은 어둠을 뚫고 나가. 'Not today'라는 구절이 곡 전체에 반복되는데, 그것은 거창한 승리가 아니라 다만 하루를 버티는 절실한 마음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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