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7년 차 자개꾼입니다, 돈 안 되는 '붓질'을 왜 하냐면요 | Collector
7년 차 자개꾼입니다, 돈 안 되는 '붓질'을 왜 하냐면요
오마이뉴스

7년 차 자개꾼입니다, 돈 안 되는 '붓질'을 왜 하냐면요

벌써 올해로 나전칠기 공방 문을 연 지 7년 차다. 그 사이 군대도 다녀왔고, 월세를 아끼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일터를 옮겨 보기도 했다. 처음 시작할 땐 내 공방이 1년 안에 망해버리거나, 아니면 5년쯤 버티면 주머니가 두둑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7년이 흐른 지금, 나는 둘 중 그 무엇도 되지 못했다. 망하거나 흥하거나. 이 이지선다가 아니라면, 나는 지난 7년 동안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나전칠기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자개장이나 보석함을 떠올린다. 내 작업실이 거대한 가구들로 뒤덮여 있을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가진 물건들을 한 곳에 모아두면 큰 사물함 하나면 충분하다. 실제로 시장의 주류는 키링이나 코스터 같은 소형 제품 뿐이다. 간혹 큰 물건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옛 가구를 리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물건을 새로 만든다는 건 그 넓은 면을 전부 사람이 자개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문제는 인건비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는 거의 없다. 그래서 작품을 하는 예술가가 아니라면, 나 같은 장사꾼은 애초에 큰 물건을 만들지 않는다. 시작부터 큰 물건은 못 만드는 약점을 안고 시작한다. 자개 공방 7년 차의 고민 그렇다면 자개 공방은 어떻게 먹고 살까? 2019년, 스무 살의 내가 나전칠기를 배울 때 나눴던 대화가 기억난다. 이걸로 밥 벌어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누군가의 질문에 친한 형이 답했다. "수업. 수업이나 팔 수 있을까요?" 다들 함박웃음 지으며 대화가 마무리되었는데, 나만 그 웃음의 의미를 몰랐다. 직접 7년을 버텨보니 결국 제대로 팔 것은 수업 말고는 없었다. 당시 그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8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붓질로 밥벌이를 하지 않는다. 내가 창업 아이템을 배우고 있던 게 아니라, 예술가 육성 과정을 익히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만 몰랐다. 배움의 끝이 다가올수록 다들 노선을 정해야만 했다. 옻칠을 만지는 붓쟁이가 되어 예술가의 길을 걷거나, 자개를 붙이는 자개꾼이 되어 레진(석유화학 수지)을 만지작거리거나. 전통 방식대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사람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 뿐이었다. 나만 그게 살 궁리라는 걸 모른 채 '전통 방식대로 옻칠과 자개를 써서 최대한 싸게 만들면 되지 않나?'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막상 보면 이게 맞는 걸 알아줄 거야' 하는 오만함을 품었다. 그렇게 2020년, 내 공방 '반사광'이 태어났다. 누구나 계획은 그럴듯했다, 가난해지기 전까진. 창업 초기 환경 중시 사회 분위기에 맞춰 나전칠기 빨대를 만들어 성공적인 펀딩을 했을 때만 해도 좋은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세상은 호락호락 변하지 않았고 내 기획력은 능력이 좋은 게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이후의 아이템들은 연달아 고배를 마셨고, 마주한 현실은 결국 '키링'과 '원데이 클래스'였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