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서울 성수동의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기존 건축의 문법을 비튼 콘크리트 구조와, 공간 전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한 이곳은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깝다.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신사옥이다. 이 건물은 단순한 외형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젠틀몬스터는 더 이상 안경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다. 이들은 디자인을 매개로 패션과 예술,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디자인 역량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상징하는 이 기업이 지금, 역설적이게도 디자인을 둘러싼 가장 본질적인 분쟁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는 흔히 디자인을 제품의 겉모습, 즉 심미적 장식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의 곡선이 완성되기까지는 수만 번의 스케치와 수정, 그리고 숱한 실패의 시간이 축적된다. 안경테의 1mm를 줄이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수십 개의 시제품이 폐기된다. 디자인은 우연이 아니라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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