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휴전에도 기름값 상승세… 서울 경유 ℓ당 2000원 돌파 정부가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현지시간)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큰 데다 화물차 운전자와 농민 등 생계형 수요자의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9일 고시를 통해 석유 최고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때와 동일하게 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휴전 발표 이후 급락이 맞물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민생안정과 수요관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동결로 실제 추산 가격보다 경유는 300원, 등유 100원, 휘발유는 20원 정도 내렸다”고 덧붙였다. 최근 2주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이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경유는 15% 이상 상승했고 등유도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휴전 소식이 전해진 8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2달러로 전날보다 17% 급락했고 서부텍사스유(WTI)는 94.4달러(–16%), 브렌트유는 94.8달러(–13%)로 하락했다. 이후 이날 국지전 발생으로 다시 소폭 상승했다. 국내 주유소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기준 이날 오후 4시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는 ℓ당 2021.6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2005.6원을 기록하며 3년 8개월 만에 2000원을 넘어섰다. 산업부는 특히 생계형 운송업계 종사자 등 현장 부담을 주요 고려 요인으로 꼽았다. 가격 인상이 곧바로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체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경유 가격이 물류비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양 실장은 “경유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물가 전반에 영향이 크다”며 “이를 고려해 국제가격 상승에도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이란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아직 현실화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 실장은 “이란 측에서 통행료 부과를 공식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가 2차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인하했던 유류세는 다음달까지 유지된다. 다만 통행료,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유조선 운항 리스크 등 수송 비용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를 지켜보며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양 실장은 “유가가 안정되면 최고가격 발표 시기를 1·3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물가 안정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향후 변수에 주목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유 가격은 다소 안정됐지만 경유 가격 상승과 최고가 산정에 연동된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입선 다변화와 유류세 추가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제 제품 가격이 국내 최고가격제 적용 수준보다 더 낮아져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고, 중동 원유 시설 정상화에도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국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제품 가격은 단기간에 크게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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