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시나요?" 청와대
오마이뉴스
지난해 10월 박봉남 감독의 영화 <1980 사북>이 개봉되었다. 그 때 사북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던 나는 한국공공역사협회 초청을 받아 개봉 전에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1980 사북>은 사북 사건의 진상과 함께, 최대한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당시의 일을 되돌아보려고 노력했다. 교사로서 이 영화가 사북의 아이들에게 자기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역사를 알아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사북에서 사건 4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영상 메시지가 깜짝 송출되었다. 제1기,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처럼, 정부는 불법적인 국가폭력으로 인한 희생자와 가족들의 상처에 대해 진심을 다해 위로하고, 명예 회복에 나서겠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할 방법도 적극적으로 찾겠습니다. 정부는 사북사건의 피해자 분들께서 경찰 측 피해자 및 노조지부장 가족과 진심 어린 화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이 지역 모든 분들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2025년 11월 21일 제45주년 사북항쟁 기념식, 김민석 국무총리의 영상 메시지 중에서 사북 사건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향후 국가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최고위급 책임자의 약속을 들은 참석자들은 오랫동안 박수를 쳤다. 사북항쟁 피해자들인 어르신들의 얼굴에 잠시나마 미소가 비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는 정말 사북의 봄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부풀었던 순간이었다. 어느 교사가 만난 '1980 사북' 사북의 학생들이 자기 지역의 역사를 다룬 영화 <1980 사북>을 함께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해결되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활동을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했다. 교내 협의 과정에서 교장 선생님께서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에 맞게 사북 사건에 관한 국가 차원의 사과와 피해자 명예 회복을 부탁하는 편지를 대통령께 보내는 게 어떤가' 하는 아이디어를 주셨다. 또한 영화의 등장 인물들에게도 편지를 보내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이슈를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통해 시민과 국가의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학생들이 이해하고, 오해와 미움을 넘어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 하니 여러 고민이 들었다. 과연 학생들이 두 시간 넘는 다큐멘터리를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영화에 나오는 참혹한 고문 증언을 보고 충격 받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학생 중에 피해자 가족이 있다면 오히려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대통령께 편지를 쓰는 활동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편향된 정치적 활동으로 보이지 않을까? 나는 활동의 목적을 다시 생각했다. 단순히 사북 사건의 내용을 알리고 당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의 행태를 비난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 오히려 이 활동은, 지역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통해서, 통제 받지 않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고통 받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편지를 쓰고, 사건 해결을 위해 국가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편지를 쓰는 일은, 지역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현장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체 학생들에게 활동의 취지와 영화의 개요를 안내했다. 특히 사북사건 피해자 가족인 학생들에게는 사전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또한 정치적 논쟁의 여지가 있는 내용은 학생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안녕, 할아버지?" 지난해 12월 초 지역의 작은 영화관에서 학생들과 함께 <1980사북>을 봤다. 6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갈등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된 과정에 학생들은 관심이 많았다. 학생들은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 고문 받고 삶이 망가진 이야기를 듣고 상당히 안타까워했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학생들은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진지하게 편지를 썼다. 그 중에는 사북항쟁 피해자의 손자가 쓴 편지도 있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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