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는다", 10년 후
오마이뉴스
2015년 말부터 2016년까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아래 이 대통령)은 전국구 정치인이 됐다. 무상산후조리·무상교복·청년배당 등 3대 무상복지 시행을 두고 중앙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연일 뉴스 지면을 장식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대통령을 향한 날 것의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시민들 세금을 남용해 인심 쓰는 포퓰리즘이다. 나라와 국민을 파탄으로 이끄는 악마의 속삭임"(2016년 1월 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돈 주고 산후조리원 무료 만들고 한다는데 정부도 선심성 정책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정부가 안 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2016년 1월 13일 대국민 담화)고 꼬집었다.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는 3대 무상복지 재논의를 요구했으나 성남시가 불응하자 대법원에 해당 사업 예산안 무효소송과 집행정지까지 신청했다. 물론, 이 대통령도 듣고만 있진 않았다. 당시 남 지사를 향해서 "(정부의) 청탁에 따른 명백한 '청부소송'이자 지자체 스스로 지방자치를 옥죄는 '자해소송'"이라고, 김 대표를 향해서는 "성남시가 아닌 국가 부도나 걱정하라"고 일갈했다. 청와대를 향해 서한도 띄웠다.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통해 '3대 복지 차단, 진정 대통령 뜻이냐'고 다섯 번 물었다. 그는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 3대 복지정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며 "사업 시행일이 정확히 9일 남았다.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정책을 계획대로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 성남시 자체적으로 무상복지를 시행하게 해달라는 것이 골자지만, 서한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이 정한 자치기구로 고유자치권에 기해 자체재원으로 고유사무인 주민복지 증진을 위한 일을 간섭 없이 시행할 권한이 있습니다. (중략) 지방자치는 헌법이 정한 제도이며, 성남시는 주민직선에 의해 구성된 의회와 단체장을 두고 자치하는 하나의 지방정부입니다. 성남시민을 위해, 성남시가 준비하고, 성남시의회가 승인한 사업을 위헌적, 위법적으로 가로막는 중앙부처의 시도가 과연 대통령의 뜻입니까?" (중략) 비록 변방일지언정 저 또한 100만 성남시민을 대표하며 시민의 권익과 자치권을 지켜낼 의무가 있습니다." (2015년 12월 22일,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 서한에는 권(權)자가 12번 등장한다. 권한을 얘기할 때 쓰는 그 '권'자다.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3대 무상복지였지만, 실제로 그때 이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권한'의 문제였다. 지방정부가 실현해 내야 할 자치권을 지자체장으로서 확보해 내겠다는 거였다. 박근혜에 띄운 공개서한에 담긴 12번의 권세 권(權)... 결국은 '권한' 싸움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성남시가 추진하는 3대 무상복지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리고 그 반대는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재정적 압박이 가해졌다. 정부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 12조 1항 9호를 개정했다. 이 시행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 관련 사업을 신설·변경할 때 중앙부처와 협의하지 않거나 협의·조정 결과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집행한 금액만큼 지방교부금을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현금성 복지 지출에 대한 페널티 조항은 2025년 폐지 됨 - 기자 말). 지방교부금은 국가가 지자체 재정을 보조하기 위해 주는 돈이다. 결국 지자체가 사회보장 관련 중앙정부의 뜻에 어긋나는 정책을 실시할 경우 돈줄을 움켜쥐겠다는 거다. 실제 성남시는 청년배당제 관련 복지부와 협의를 거쳤으나 '불수용' 결론이 났다. 청년배당을 위한 예산 113억 원만큼의 교부세 삭감을 감수해야 했던 상황. 정부는 해당 시행령 개정이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강제 수단을 동원하게 된 배경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배당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2015년 11월 12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정부 관계자 발언) 당시 이 대통령은 이를 "지방자치 말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지자체 예산을 어디다 사용할 지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건 '관치'라고 했다. "중앙정부가 유신독재의 향수 때문인지 모든 부분에서 과거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를 말살하고 과거 관치시대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법에서 정한 권한인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폐지를 지시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폭거입니다." (2015년 10월 15일, '박근혜정부 복지말살, 지방자치 훼손 저지를 위한 공동대응 및 권한쟁의 심판청구' 기자회견 중) 2015년 12월 17일, 성남시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이 지방자치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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