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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이전에 다정했던 '이모'를 보내며 | Collector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이전에 다정했던 '이모'를 보내며
오마이뉴스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이전에 다정했던 '이모'를 보내며

영결식이 열린 서복 공원은 내가 처음 이모네 집에 혼자 놀러 간 날 밤 함께 산책한 곳이다. 서복 공원을 구경시켜 주며 이모는 내가 자기랑 너무 비슷해서 딸 같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이모 친구의 딸이다. 이모는 그날부터 일주일 동안 나를 재워주었다. 명숙이 이모네 집에 일주일 정도 묵으면 동네 사람을 다 만날 수 있다. 잠에서 깨 거실에 나가면 이모는 "이따가 다섯 명 정도 올 거야"라고 말해주는 식이었다. 처음에는 "나가 있을까요?"라고 물어봤는데 이모는 집 밖에서 하는 약속도 종종 나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뜬금없는 추가 인원에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이모는 "사회 조카"라고 소개했다. 그땐 어려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를 데리고 다니면 항상 1인분씩 돈을 더 내야 하는데 이모는 잘도 끼워줬다. 배 타고 가파도 갈 때도 나를 데리고 가줬다. 이모가 나에게 내어준 모든 것들이 사실 이모에게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일들이었다. 사회생활 안 해본 어린애를 일주일 재워줘도 피곤한 일만 생길 뿐일지 몰랐고 나는 그냥 이모가 아무 때나 어디서나 누구 앞에서나 노래를 시키면 노래를 부르기나 할 뿐이었다. 이모 이름 앞에 '고(故)' 자가 붙고 이모를 지칭하는 말이 '고인'이 된 기사들을 보면서 마음이 망가진다. 이모는 정말로 죽음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생기 없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이모가 걷는 모습을 생각하면 발이 잠깐씩 들리는 게 아니라, 발이 원래 공중에 있다가 잠깐 땅에 닿는 것 같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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