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곤충들이 모여 사는 집처럼 보이는 공간이 있다. 매미, 누에, 번데기, 잠자리 등 어린 시절 흔히 보던 곤충들이 벽과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붉은색, 노란색, 분홍빛까지, 곤충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운 색들이 꽃처럼 피어나며 공간을 물들인다. 낯설지만 묘하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43년 동안 버섯을 연구해온 균학자인 성재모(83) 박사가 서 있다. 이곳은 그의 연구실이자, 평생의 시간을 쌓아온 집이다. 4월 첫 주말 오후, 별빛이 스며드는 깊은 산골에 위치한 성 박사의 일터를 찾았다. 별빛 아래 이어지는 특별한 연구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청일면 고사리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속 한 장면처럼 서정적인 풍경을 간직한 마을이다. 해가 저물면 북두칠성과 은하수가 또렷이 떠오르는, 깊고 고요한 산골의 정취가 깃든다. 이곳에 자리한 '머쉬텍 동충하초연구소'는 성재모 박사가 자연 속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공간이다. 청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동충하초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온 이곳은, 학문과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터전이기도 하다. 연구소에 들어서자 돌에 새겨진 "좋은 날 되소서!"라는 글귀가 먼저 눈길을 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하루에 평안과 복이 깃들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인사다. 성 박사는 보자마자 먼저 마을 풍경부터 이야기 한다.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들과 냇가가 있어요. 높은 곳에서 보면 마을이 꼭 연꽃처럼 보입니다." 그는 풍경을 그리듯 천천히 말을 이어가다,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동충하초에 반했듯, 이곳에도 한눈에 마음을 빼앗겼지요." 그의 말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순수한 마음이 스며 있다. 농사와 연구를 함께 이어가며 스스로를 '농부'라 부르는 그는, 소박한 일상 속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묵묵히 이어왔다. 강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그는 평일에는 강단에 서고 주말이면 이곳을 찾아 연구에 몰두했다. 오랫동안 품어온 농부의 꿈을 실천해온 끝에, 2009년 정년퇴임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이후 그는 자연 속에 머물며 버섯 연구에 몰두했고, 자신이 그려온 삶을 차분히 완성해가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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