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내가 고등학교 시절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특별 활동'이라는 시간을 너무 허투루 써버렸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아이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활동이라기 보다, 학교니까 있어야 하는 형식적인 프로그램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였을까. 그 시간은 늘 '비는 시간'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 안에서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조금만 더 들여다봤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지금처럼 취미도, 특기도, 뚜렷한 관심사도 없는 심심한 어른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후회는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작됐다. 모의재판이랬는데 진짜였다 미국 고등학교는 저마다 다양한 클럽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각자의 관심사에 맞춰 활동을 선택하는데 진로와 관련된 활동일 수도 있고, 봉사나 취미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건 무엇을 선택 했느냐가 아니다.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떻게 성장 했는지다. 그 과정은 입학 사정관에게 한 사람의 인성과 사회성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대학 입시에서도 성적 만큼이나 중요하게 평가되는 클럽 활동은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단순한 '특활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사를 탐색하고,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를 보여주는 과정인 거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클럽 활동은 내가 알던 '시간 때우기'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미국 고등학교의 클럽들은 운영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교 내에서만 활동하는 것과 다른 학교들과 연합하여 활동하는 것. 그중에 둘째 아이가 활동하고 있는 Mock Trial, 이른바 모의재판 클럽은 연합 운영이기에 같은 지역에 있는 학교 학생들끼리 1년에 한 번씩 모여 모의재판을 연다. 처음엔 솔직히 고등학생들이 변호사 놀이를 하는 정도겠지 싶어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아이가 하는 말. "엄마, 옆 동네에 있는 법원으로 가야 해." ".... 어...??" 이건 놀이가 아니었다. 그 모의재판 대회를 어느 학교의 강당에서 책상과 의자를 그럴듯하게 세팅해 놓고 우리끼리 하는 역할극이겠거니 했는데 법원이라니.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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