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미소를 담은 눈빛과 한 마디의 인사만으로 마음의 문이 열리는 모습을 매일 경험한다. 호스텔에서 배낭을 메고 들어오는 막 도착한 여행자에게 "어서 오세요. 잘 오셨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것으로 그가 어느 나라에서 온 누구이든 간에 이미 서로 간의 경계는 허물어져 버린다. 떠나는 여행자에게 "잘 가요! 몸조심해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무거운 배낭을 멘 상태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어떤 청년 여행자는 눈시울까지 붉혔다. 우리가 낯선 도시에 발을 내딛는 순간, 밀려오는 막막함. 버스터미널에서 한동안 멈추어 서서 도시의 공기를 심호흡한다. 그리고 스치는 사람들의 마음의 온도를 가늠한다. 그 순간 누군가가 "뭐 도와줄 거 있어요?"라고 하면 막막함이 친근함으로 바뀐다. 도시를 떠날 때 그 도시의 기억은 경험과 감정으로만 남게 된다. 이웃은 옆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사람임을 외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더욱 절감한다. 이수의 탄생 2026년 3월 20일 이후 아내의 눈과 마음이 가장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곳이 가족 단톡방이다. 아내의 가장 큰 낙이 그날에 태어난 손녀, 이수의 사진과 매일매일의 성장을 살피는 일이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 어떤 것도 손자를 안아보고픈 간절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매일 이렇게라도 함께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우는 게 장난 아니에요. 단전부터 끓어올림." 울음소리 하나하나에도 갖가지 해석을 동원한다. "나리도 그랬음. 첫째는 예민한가 봐. 엄마가 화장실도 못 가고 엎고 갔음. 동네 트럭 행상 오면 스피커 소리에 바로 깸." 그럼 아내가 바로 해설을 덧붙인다. "3일차 눈뜸. 이수는 보조개가 있네." 3일차 아이가 우는 표정에서 보조개를 발견하고 그 발견에 대견해하는 아빠의 흐뭇함에 나도 절도 동화된다. 손녀가 보여주는 변화를 통해 아내는 세 아이 임신과 출산의 모든 순간들과 모유 수유의 어려움과 시기별 울음소리 크기까지 기억해 내고 있다. 그 육아기에 남편의 역할이 부재했음이 매일 도마 위에 올라 나는 비판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나 역시 매일 신비로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듯이 몰두하면서 새삼 한 생명의 탄생과 성장에 대한 경이로운 여정을 새롭게 학습하고 있다. "속눈썹은 아직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네." "사진에선 안 보임, 눈을 약하게 뜨면 보임." "근데 코가 왜 이렇게 오뚝하지? 영대 코이긴 한데... 귀는 누굴 닮은 건가?"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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