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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 위시 자카르타 콘서트에서 처음 본 딸의 얼굴 | Collector
엔시티 위시 자카르타 콘서트에서 처음 본 딸의 얼굴
오마이뉴스

엔시티 위시 자카르타 콘서트에서 처음 본 딸의 얼굴

작년이었다. 딸 친구가 아빠와 콘서트에 간다기에, 우리 딸도 엉겁결에 따라가게 됐다. 그날, 딸 친구 아빠가 보내준 사진 한 장이 있었다. 조명이 번쩍이는 공연장 안에서, 내 딸이 응원봉을 쥔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을 확대해 봤다. 저 표정,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날 딸이 처음 간 콘서트는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공연이었다. 그날 이후 딸은 케이팝 이야기를 쏟아냈다. "엄마, 이 멤버는 일본 멤버인데 진짜 멋있지?" "이 멤버는 한국 멤버인데 노래를 진짜 잘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척했다. 딸에게 좋아하는 게 하나 생겼구나,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9월이 생일인 딸에게 줄 선물을 조금 일찍 당겨, 4월 11일 토요일 자카르타 ICE BSD Hall에서 열린 엔시티 위시 콘서트 티켓을 샀다. 13세 이하 보호자 동반이라는 조건 덕분에, 나는 얼떨결에 인생 첫 아이돌 콘서트를 가게 됐다. 내 첫 콘서트는 훨씬 오래 전 이야기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매점 갈 돈까지 아껴 모은 용돈으로 1999년 이승환의 '무적' 콘서트에 갔다. 공연장이 흔들리듯 울리던 소리, 손에 쥔 종이 티켓의 감촉, 무대를 올려다보던 그 순간이 아직도 또렷하다. 무대 위에서 '천일동안'이 흐르자, 나는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짝사랑 한 번 해보지 않았던 나였지만, 없던 사연도 생길 것만 같았다. 그 후로도 김동률, 김현철 등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콘서트는 빠지지 않고 찾아갔던 나였지만, 인도네시아로 오기 전 2011년 겨울 에피톤 프로젝트 공연이 마지막이 됐다. 그 이후 십여 년, 나는 공연장과는 멀어진 채 살았다. 콘서트 표를 사 준 건 남편인데, 왜 내가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지 잠깐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왜냐면 공연이 스탠딩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런닝화를 신으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 입장 전부터 줄을 서고 부스를 돌고 사진을 찍는 데만 몇 시간이 걸렸다. 시작도 전에 다리가 무거워졌다. 이상하게 공연이 시작되자 다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땀을 흘리며 노래하고 뛰어다녔다. 더운 나라까지 와서 온 힘을 다해 무대를 채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승환은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다. 한때 오빠라고 불렀던 사람들이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됐다. 반대로 저 아이돌들은 이제 막 시작하는 얼굴이었다. 그 순간, 내가 이미 어른이 됐다는 게 느껴졌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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