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란에 대한 미국의 타격이 시작되자 지역사회 게시판에 가장 먼저 성명(Official Statement)을 올린 곳은 나소 카운티 지역 경찰국(Police Department)이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뉴욕 맨해튼 동쪽의 롱아일랜드는 나소와 서폭, 두 개의 군(county)이 있다. 경찰국은 지역사회 보호를 최우선으로, 특히 종교 시설에 대한 순찰과 경찰력을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여러 기관에서 '지역사회 안전'에 관한 비슷한 성명과 공지가 속속 올라왔다. 경찰국 성명 이후 지나가며 보니, 유대인 회당과 모스크에 배치된 경찰차가 보였다.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도 예배가 끝날 때까지 한쪽에서 경찰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기차역을 비롯한 주요 시설 주변에도 경찰이 상주 중이다. 지난 3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의 자택 근처에서 두 명의 남성이 무슬림 반대 시위대에게 폭탄 테러를 가한 사건이 일어났고, 비슷한 기간 우리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 폭탄 테러가 예고되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는 지역 뉴스의 보도가 있었다. 지역의 유대인 회당과 센터 몇 곳은 프로그램을 축소, 연기하기도 했다. 이란 공격 이후, 달라진 동네의 풍경 중동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름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이란에 대한 공격 후 이틀 만에 갤런당 40센트가 오르더니, 한 달 사이 72센트가 올랐다는 지역 신문의 보도를 봤다. 미국은 주유원이 따로 없는 셀프 주유소가 많고, 현금으로 지불할 경우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유소들이 있다. 낯익은 점원에게 현금 선지불을 하며 투덜거렸다. "미친 가격이야. 한 달 사이에 20달러를 더 내야 한다니!" 그런데 점원이 갑자기 눈을 깜박거리며 뭔가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손님 한 분이 나가자 그는 깃발과 스티커로 꾸며진 픽업트럭을 가리키며 "저분, 트럼프 지지자야. 그거 알아? 나는 뉴욕에서 911을 겪었어. 난 다시 직업을 잃고 싶지 않아. 그땐 아무도 나에게 일을 주지 않았거든"이라고 말했다. 점원에게 어느 나라 출신인지 상세히 묻지 않았다. 나도 911과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고, 중동계 혹은 아시아계의 외모만 보고 공격 받고 차별 받은 사례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에 띄고 싶어 하지 않는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그중에서도 뉴욕 맨해튼 인근에 살다 보니 다민족 사회의 장단점을 피부로 느낀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웃 간에 누리는 즐거움도 크지만, 미국 안팎의 이슈를 따라 금세 주변 분위기가 경직되고, 사안의 경중에 따라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 정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엔 아시안계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기엔 러시안계가, 이후엔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불법체류자 추방 문제로 남미계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지역 인터넷 게시판에는 ICE가 어느 거리에 출몰했는지 알려주는 영상과 소식이 뜨고, 그 아래에는 오히려 ICE를 응원하는 댓글 수십 개가 달리며 서로 충돌 중이다. 최근에는 'We stand with Israel(이스라엘과 연대)' 깃발 또는 전쟁 반대 깃발을 꽂아 두는 이웃집을 간간이 본다. '국기 아래 우리는 하나(United under the Flag)'라는 미국의 모토가 무색하게, 두고 온 본국의 상황에 따라 정치적 입장도,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것이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지만, 지난 역사 속에 이민자 차별 정책이 여럿 있었다. 중국인 배척법(Chinese Exclusion Act, 1882)은 대표적인 인종 차별이자 이민자 차별 정책이었다. 1943년에 폐지되기까지, 60여 년 동안 중국인 노동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희생되었고, 가족을 데려오지도 못해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다양성 정책(DEI:인종, 성별, 소수자에 대한 기회 확대)에는 차별을 당연시하던 법과 사회적 시선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 교육계의 다문화 교육(Multicultural Education)도 이런 노력 중 하나이다. 특정 인종이나 문화가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고, 교류를 통해 공존을 모색하자는 취지이다. 미국의 어린이들은 작은 교실 파티에서부터 교내 인터내셔널 이벤트, 동네의 거리 축제에 이르기까지 문화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즐거운 경험들을 쌓아간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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