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앞을 보고 걷던 발밑에 뭔가 밟히는 느낌이 전해졌다. 겨우내 신던 경등산화 대신 올 봄부터 스니커즈를 신은 덕에 발바닥의 감각이 살아났다. 발밑을 살폈다. 보도블록과 배수 시설 사이에 어긋난 높낮이 차이 때문에 느낌이 달랐다. 그 틈새에 민들레 한 송이가 있었다. 방금 내 발에 밟힌 녀석이다. 잎맥은 짓이겨져 하얀 진물이 살짝 배어 나왔고 노란 꽃은 바닥에 납작하게 눌려있다. 잠시 멈춰 서서 지켜보았다. 눌렸던 꽃줄기는 비스듬히 누웠고 꽃은 생기를 잃지 않았다. 조심스레 손으로 눌러보았다. 한 번 더 눌렀다. 손을 떼니 이전처럼 서서히 일어났다. 잎과 꽃줄기는 마치 형상기억합금처럼 원래의 제모습을 기억하듯 고개를 들었다. 이번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수많은 발길이 지나는 길목에서 매일 같이 밟히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해 왔을 민들레였다. 보도블록 틈바귀에서 되풀이되었을 부활의 현장이었다. 수십 번을 밟혀 해진 잎은 땅에 붙었고 꽃줄기도 허리를 세우지 못한 채 누워있다. 살아남기 위해 기꺼이 선택한 낮은 자세였다. 더 이상 앞만 보고 걸을 수 없었다. 시선은 발밑의 보도블록 좁은 경계로 향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은 정부청사가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더이상 밟지 않으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민들레를 만났다. 역시 손바닥만 한 틈에 몸을 끼워 넣고 있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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