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두툼한 털옷을 겹겹이 껴입어도 냉기가 스미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연초록 잎사귀가 점점 짙푸르러진다. 다채로운 꽃의 향연이 날마다 벌어진다. 햇살을 받은 꽃잎과 나뭇가지는 그 자체로 눈부시다. 하지만, 이 눈부신 봄 잔치에 가슴이 미어져 눈물 흘리는 이들이 있다. 올해 초 20년 지기 친구가 세월호를 다룬 소설이라며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를 건넸다. 처음엔 망설였다. 그날의 아픔과 슬픔을 다시 들춰내기 싫었지만, 꽃이 흐드러지게 필수록 자꾸 마음이 갔다. 4월이 시작되는 날 용기 내어 책을 펼쳤다. 잊을 수 없는 그날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4년 4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맹골수도에서 선체 수색과 실종자 수습에 참여한 잠수사 나경수(37세)입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류창대(60세) 잠수사를 위하여 탄원서를 씁니다. -11쪽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감정을 잡아끄는 구절이 하나도 없는데 가슴이 턱 막혀 책을 덮어 버렸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아침의 일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생협에서 활동가로 일하던 나는 그날 오전 조합원들과 수세미를 뜨고 있었다. 누구는 촘촘하게 또 누구는 성글게 수세미를 떴다. 서로의 작품을 보며 뜨개질하면서도 성격이 나온다며 웃음꽃이 한창이었다. 갑자기 누군가 소리쳤다. "진도 앞 바다에서 큰 배가 뒤집혔대요." 그런데 곧, "전원 구출했다네요." 우리는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수세미 뜨느라 여념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사의 발표는 모두 거짓이었다. 허울 좋은 '골든 타임'에 국민이 모두 속았다.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배가 뒤집혀 있고 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이 300명이 넘었다. 우리는 날마다 간절히 기도하며 구조를 바랐지만, 정부는 눈속임과 언론을 통제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