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1일,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계 정당(과 진보정당)에 '사지'인 경북. 직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지역을 지배하는 국민의 힘은 한층 기세등등하고, 대선 후유증에 시달리는 민주당은 도지사 후보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 당시 현직이던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무투표로 당선이 되는 걸 막으려 경북의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임미애가 급히 선거에 뛰어든다. 2024년 4월 10일, 22회 국회의원선거. 2년 만에 정치 지형이 변했다. 윤석열 정부 실정으로 민주당의 권토중래가 예상되는 중, 하지만 (대구) 경북은 정반대다. 보수가 결집하며 역풍이 분다는 관측. 경북 각지에 출마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분투한다. 15일 개봉하는 리얼 험지선거 휴먼 다큐멘터리 <빨간 나라를 보았니>는 이들이 왜 굳이 경북에서 출마하는지 선거 현장을 쫓으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한국 현실 선거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대표를 뽑는 선거는 자체로 '민주주의의 꽃'이자 해당 사회의 방향타를 정하는 이벤트다.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빨간 나라를 보았니> 전에도 땀 냄새 풍기는 선거 현장 다큐멘터리는 간간이 등장했다. 이들 다큐멘터리들은 양당 대결 구도에서 항상 소외되기 일쑤인 진보정당 도전기에 초점을 맞췄다. 현실 정치에선 외면당하는 소수 정당의 잊힌 선거 과정이 다큐멘터리에선 오히려 소소하나마 관심받는 셈이다. 근래 개봉했던 작품들 중에서는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원외 진보정당 녹색당 선거운동을 기록한, 민환기 감독의 2020년 <청춘 선거>가 있다. 만 32세 여성 후보와 소수 정당의 청년들이 제주 특유의 '궨당(권당의 토착 방언)' 문화와 마주치며 벌어지는 다채롭고 낯선 풍경이 가득 담긴 작업이다. 진보정당의 무명 후보가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도전하는 분투를 프로 영화인이 된 오랜 친구가 카메라로 기록한 박홍열 감독의 2019년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2> 역시 세간에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 정치의 소외된 단면을 포착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다. 성소수자 국회의원 후보의 도전을 담은 2009년 홍지유 감독의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는 보수세력 혐오에 시달리는 LGBT(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약어) 정체성을 드러낸 후보와 선거운동본부의 풍경을 담았다. 재야 극우 정당 후보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운동 과정을 담은 2017년 강의석 감독의 <애국청년 변희재>도 놓칠 수 없다. '종북'이라 칭하던 감독의 촬영 제안을 뜻밖에 수락한 후보와 선거운동원의 행보가 시선을 끈다. '초-현실'처럼 느껴지는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 비교해 홍주현 감독의 <빨간 나라를 보았니>는 퍽 다른 지점을 선보인다. 20년 동안 <한국인의 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