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따뜻한 햇살이 주는 온화함과 편안함이 마냥 좋은 봄날이다. '평화명상숲' 맥문동은 겨우내 움츠렸던 고개를 지상으로 내밀었고 낙엽으로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푸른 잎이 돋아났다. 지난 15일 오전 '평화명상숲'에서 운영하는 '온마음 걷기명상'에 참여했다. 나를 포함해 나이 지긋한 어르신 6명이 명상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온마음 걷기명상'을 이끌 마음공부 교육 전문가는 서리 맞은 머리카락과 생활한복을 입은 채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했다. 애칭을 '온나'로 소개한 명상 선생님은 '온나'의 뜻은 '온전한 나, 깨어있는 나'를 뜻한다며 참여자에게 각자의 애칭을 지어보라고 한다. '희망이', '하늘마음', '둥근 마음' 등 여러 애칭이 등장한다. 나의 애칭은 '도치', 현직에 있을 당시 풍성한 머리숱과 하늘로 뻗친 머릿결로 아이들이 고슴도치 혹은 도치라고 불렀다. 그때 풍성한 머리숱과 직모는 지상으로 낙하해 지금은 머리숱이 적어지고 뻗쳤던 머리카락은 숨이 죽었지만, 과거를 소환하여 '도치'로 정했다. '평화명상숲' 입구, '말이나 행동에 아무런 꾸밈없이 그대로 나타날 만큼 순진함'을 뜻하는 '천진문'을 지나며 명상 선생님은 세 살 먹은 어린아이의 마음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당부한다. 작은 공터에 이르러 일행은 깊은 호흡과 손을 모아 아래위로 몸 풀기 체조를 한다. 온전한 나를 만나는 시간! 가동 범위가 제한된 뻣뻣해진 어깨가 현타로 다가온다. 잠시 후 명상 선생님의 걷기에 대한 말씀이 뒤따른다. "걷는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입니다. 한편으로 멈춰야 걸을 수 있습니다"라며 천천히 걷기와 멈춤에 관한 생각을 전하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은 멈춤"이라는 농담도 함께 한다. '온마음 걷기명상'은 "지금 여기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는 '알아차림'의 시간입니다"라는 명상 선생님의 이끎에 따라 호흡에 집중하고 천천히 느리게 걷기를 시작했다. 발 듦과 내림과 머물기의 사이클 속에 한쪽 발을 천천히 들어 올리고 앞으로 나아가며 발뒤꿈치부터 서서히 땅에 내딛는 걸음은 평소 빠른 걸음으로 하루 칠천 보 걷기에 익숙한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마와 속옷에 땀이 맺힌다. 빠름에 익숙해진 몸이 느림에 적응하느라 힘이 들고, 다른 참여자의 걸음도 왠지 어색하다. 느린 걸음 속에 그동안 정신없이 바쁜 척했던 나의 모습이 겹쳐 감회가 새롭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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