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평온의 공식: 짝수와 대칭이 주는 위안 누구에게나 조금씩 존재하는 강박이 있다. 나의 경우는 짝수와 대칭에 대한 집착이다. 평소에는 무던하다가도 달걀을 사용한 뒤 빈 곳이 생긴 달걀 팩을 바라볼 때면 그 묘한 성향이 어김없이 고개를 내민다. 팩 안의 배열이 심하게 어긋나 있으면 냉장고에 집어넣기 전에 문 앞에서 몇 초간 망설이게 된다. '이대로 넣을 것인가, 아니면 몇 개를 더 사용할 것인가.' 그렇게 해서라도 짝수와 대칭을 맞추고 싶은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 마트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규격의 달걀 팩은 나의 기하학적 결벽을 시험대에 올리곤 한다. 보통 2행 6열로 이루어진 12구(1 Dozen) 팩은 가장 명료하다. 두 알을 꺼내면 2행 5열이 되는데, 이때 대칭을 위해 두 알을 더 쓰면 양쪽이 공평하게 비어 있는 2행 4열이 된다. 짝수 단위로 줄어드니 시각적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다. 배열이 조금 어긋나더라도 최소한의 달걀을 더 사용함으로써 평온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 문제는 3행 6열, 즉 18구 팩이다. 우리 집은 주로 코스트코(Costco)에서 판매하는 18구 에어룸 프레시(Heirloom Fresh) 달걀을 구입한다. 겉은 연푸른색이고 노른자는 주홍색으로 탱글 탱글한 기특한 녀석들이다. 이 제품은 '3'이라는 홀수 행에 담겼으니 늘 대칭의 난제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 알을 톡 깨트리는 순간 견고하던 균형은 처참하게 무너진다. 비어버린 자리를 메우려 다른 행의 달걀을 옮겨보아도, 손을 댈수록 대칭은 점점 더 멀어진다. 결국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 세 개를 더 꺼내야만 한다. 달걀 프라이 하나로 가볍게 먹으려고 하던 아침 식사가 본의 아니게 좀 더 무거운 오믈렛으로 둔갑하는 지점이다. 나의 대칭 집착을 닮은 막내도 팩 안의 균형을 확인한 후에야 만족하며 냉장고 문을 닫곤 한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