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밝히고자 할 때 기계가 동물만큼이나 비교 대상으로 자주 등장한다. 과학기술 혁명이 일어난 근대와 현대에 접어들어 기계는 주요 관심 사항이었다. 처음에는 공장의 생산과정이나 기차와 같은 공공 교통 시설로 사용되었다. 나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점차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통해 개인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현재는 혁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더 획기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중이다. 최근에 인공지능 발달로 정신 영역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인간의 동작은 물론이고 정신활동에 의존하는 직업까지 대규모로 대체될 상황에 놓여 있다. 기계가 육체적·정신적 활동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인간과 좁혀진 경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다. 기계의 인간화, 인간의 기계화에 대한 찬사 프랑스 화가 페르낭 레제(1881~1955)는 기계의 인간화, 인간의 기계화 현상에 적극적이다. <기계공>은 생뚱맞은 이미지를 툭 던져 놓는다. 한 건장한 남성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막 미술을 배우기 시작한 중고생이 그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순하고 경직된 모습이다. 어디 한구석에서도 감정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표정이 없다. 배경으로는 몇 가지 단순한 도형이 아무렇게나 나열된 느낌이다. 스쳐 지나가듯 본다면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회화적 표현 시도로 여기며 넘어가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인물이든 배경이든 꼼꼼하게 관찰하면 화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여러 장치를 발견할 수 있다. 얼굴이나 몸은 마치 매끄러운 표면을 지닌 함석 조각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붙인 기분이 든다. 머리와 이마, 뺨을 보면 매끈한 금속성 물체의 둥그런 표면에서 접하는 독특한 명암과 차가운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팔이나 손, 심지어 각각의 손가락조차 독립적인 쇠파이프와 쇳조각을 제작하여 조립해 놓은 듯하다. 반복적으로 떼었다 붙였다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 손가락에 끼운 두 개의 반지, 손가락 사이의 담배가 기계의 일부 부품 같다. 담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조차 금속성이다. 심지어 팔뚝에 문신으로 박아놓은 닻 그림이 제품에 인쇄해 놓은 상표로 보인다. 인물의 배경도 추상적인 무늬는 아니다. 몬드리안 그림에서 흔히 접하는 추상적인 선과 면의 조합과 다르다. '기계공'이라는 제목이 아니어도 두어 군데 기계 장치로 보이는 모습이 있다. 공장의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대형 기계일 수 있다. 아니면 어디 큰 건물의 기관실, 혹은 팔뚝의 닻 문신을 고려할 때 큰 배 기관실의 각종 기계 장치와 파이프일 수도 있다. 기계와 인간이 상당히 친근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물의 느낌은 물론이고 구성에서 색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힘찬 분위기임을 고려할 때, 기계화된 인간을 향한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풍긴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아예 사라진 상태는 아니다. 화가가 의도적으로 구분한 인상을 받는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