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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빚고, 머리 다듬고... '동네'에서 이어가는 삶의 자리 | Collector
떡 빚고, 머리 다듬고... '동네'에서 이어가는 삶의 자리
오마이뉴스

떡 빚고, 머리 다듬고... '동네'에서 이어가는 삶의 자리

지난 10일 전날부터 내린 봄비가 멈추지 않고 내렸다. 이른 아침에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동네방앗간'을 찾았다. 오전 8시 30분, 방문하기로 예정된 시간보다 20분가량 늦었다. 어르신께서 "왜 이렇게 늦게 와! 김 나는 떡 모습 보고 싶다며. 이미 (가래)떡 뽑았구먼"이라며 꾸중 한말씀 하신다. 내 입안에선 "서두른다고 했는데..."라는 변명이 맴돌았지만 내뱉지 못했다. 이미 어르신들은 노인일자리 참여시각인 오전 7시 30분보다 훨씬 일찍 나와서 일을 시작했다. 방앗간 일 특성상 약속된 시간이 중요하기에, 떡을 만들기 전부터 준비할 것이 많은 이유에서다. 어르신들은 하루 네 시간씩 일한다. 누군가는 쌀을 씻고, 누군가는 쌀을 빻는다. 이어 시루에 쌀가루를 옮겨 담는다. 네모난 떡시루에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다 익은 떡을 기계에 꾹꾹 눌러 넣으면 하얗고 기다란 가래떡이 나온다. 어르신들의 손놀림은 느리지만 익숙하다. 손발이 척척 맞아서인지 전체적인 속도는 빠르게 느껴진다. 단순한 일터가 아닌 삶이 다시 움직이는 자리 한국노인인력개발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원주시 인구는 36만3194명(2025년 12월 31일 기준)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10만 명(65세 이상 7만3000명)이 넘는다. 이곳 역시 고령화 비율이 이미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고령'이라는 말보다 '일하는 사람'이란 표현이 더 어울렸다. 동네방앗간은 원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공동체사업단(시장형)이다.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노인일자리에 현재 25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선 다양한 떡이 만들어진다. 가래떡, 백설기, 인절미, 시루떡, 영양찰떡, 모찌까지 하루 평균 예닐곱 가지. 여기에 참기름과 들기름까지 더해진다. 여름철엔 고추가루도 빻는다. 바쁜 날에는 주문량이 넘쳐 오후에는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완판되는 날이 많단다. "봄에는 오후 되면 (떡이) 모자라요. 그래도 재고가 남으면 안 되잖아요. 딱 거기까지만 해요." 한 어르신의 말처럼, 이곳의 원칙은 '남기지 않는 것'이다. 어쩌다 떡이 남으면 나눠 먹거나 하나씩 들고 집으로 간다. 떡값은 시중보다 확연히 낮다. 가래떡 한 말에 6만 원, 소포장 떡은 2천 원에서 5천 원 수준이다. 이윤 극대화가 목적이 아니다. '노인일자리' 취지에 맞게, 가격도 조심스럽게 정했다고 한다. 월 70만 원, 그 이상의 의미 근무는 4개 반(조)으로 나눠 주 3일, 하루 4시간 일한다. 최저임금(시급 1만320원)을 기본으로 하고, 수익이 나면 추가로 나눈다. 평균 월급은 약 70만 원대이며, 명절처럼 일이 몰릴 때는 8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정명순(72)씨는 이곳에서 12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남편도 없고 혼자 (집에) 있으면 뭐해요, 예전에 떡집 할 때 했던 일이라 익숙하다"면서 "(떡집을) 혼자서는 못 했죠. 배달도 해야 하고 힘들잖아요"라고 했다. 그에게 이 일은 생계이면서도 '관계'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버틸 수 있다. 유경험자이기에 교육도 맡고,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한다. 나머지 참여자들은 대부분 떡 만드는 일이 처음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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