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식사하던 중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의 핵심 피의자가 방송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다. 유족과 목격자들은 피의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고 있고, 경찰은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해 당시 사건 처리 전반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김창민 감독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모씨는 18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고인이 되신 김창민 감독님께 일단 진짜 사죄를 엄청 드리고 싶다”면서도 “사실관계가 왜곡되어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술집에 가서 술 마시면서 떠들 수 있지 않냐. 그런데 김창민 감독님이 ‘XX들아 조용히 좀 처먹어라’라며 먼저 욕설했다. 내가 바로 ‘죄송합니다’하면서 고개를 숙였다”고 주장했다. 폭행 수위에 대해서도 “단 3대만 때렸을 뿐이며 의식을 잃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무차별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아빠 끌려가니까 아들은 그 자리에서 소변”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현장 목격자의 증언 및 증거 자료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행인과 목격자들은 이씨가 뒤에서 피해자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골목 안에서 두 명이 붙어 잔인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피해 정도 역시 ‘3차례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진은 숨진 김 감독의 귀 내부 출혈 등을 근거로 “뼈가 부러질 정도의 강력한 외력이 가해져 뇌사 상태에 빠진 것”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사건 당시 식당 폐쇄회로(CC)TV 영상에도 한 남성이 뒤에서 김 감독의 목을 졸라 넘어뜨리고, 다른 남성이 쓰러진 김 감독을 길바닥에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현장을 본 목격자는 방송에서 “아기가 아빠가 끌려가니까 여기서 소변도 두 번 봤다”며 “불안해했던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족 “초동대응부터 잘못…전면 재수사 해달라”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의 부친 김상철(72)씨는 언론에 “이 사건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사건 수사가 잘못됐으니까 전면 재수사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씨는 초동 대응과 수사 결과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는 수사 초기 경찰이 인적 사항만 받고 피의자들을 풀어준 점, 특수 폭행 죄목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피의자가 있음에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점 등을 쟁점으로 지적했다. 경찰은 당초 가해자 6명 가운데 이씨 1명을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보완 수사 요구로 반려됐다. 이후 경찰은 이씨 등 2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피의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형사2부(부장 박신영)를 중심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됐으며, 피의자들의 폭행 가담 정도와 혐의 적용 범위 등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초기 수사 구리서 감찰…퇴직자도 불러 조사 경찰 내부 감찰도 진행 중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은 이달 초부터 당시 사건 수사를 맡은 구리경찰서 형사과 직원들과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경찰관 등 10여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이미 퇴직한 경찰관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은 수사 직무 수행의 적법성, 현장 조치의 적절성 등 사건 처리 전반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구리시 수택동의 한 식당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식사하던 중 다른 테이블 일행과 소음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폭행당해 쓰러졌다. 이후 1시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85년생으로, 2016년 경찰 인권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그 누구의 딸’과 2019년작 ‘구의역 3번 출구’를 연출했다. 또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마녀’, ‘소방관’ 등 다수 작품에 참여하며 영화계에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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