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1999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빛난 팀은 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가장 뜨겁게 불탄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가장 깊은 골짜기를 지나던 그해, 지역 내 최대기업 삼성 자동차가 부도 위기에 몰리며 연쇄적 타격이 밀려오던 부산에서 사람들이 마음 기댈 곳은 야구밖에 없었다. 97년과 98년 내내 꼴찌로 바닥을 기던 자이언츠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나 선두권을 질주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호칭을 주고 싶을 때마다 비교 대상이 될 펠릭스 호세를 비롯해 마해영, 문동환, 박석진, 박정태, 주형광까지,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각자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해에 맞이했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팬들의 모든 희망적인 '만약'이 한꺼번에 현실이 된 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롯데는 나름 사연으로 얽힌 숙적 삼성 라이온즈를 만났고, '기적'이나 '혈전' 같은 말로는 도저히 다 담아낼 수 없는 전설을 남기며 승리했다. 투수전과 타격전을 넘어 포격전, 끝내는 관중들까지 참전한 '오물투척전'으로까지 번져버린 그 시리즈에서 롯데는 모든 것을 하얗게 불태웠다. 그 여파로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탈진해 버렸지만, 팬들의 가슴에서 1999는 1984와 1992에 나란히 놓일 또 하나의 숫자가 되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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